나의 인생의 협력자인가?
보험회사에서 오랜 기간 동안 일을 해오면서 다양한 보험설계사들을 보아왔다. 편하게 인터넷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보험과 여러 보험상품들 중에 선택을 할 수 있는 보험대리점이 마켓셰어를 늘려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특정 보험회사에 속해서 그 회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전속 보험설계사가 비중이 크다.
업무를 통해 만난 고객들 중에는 예전의 보험설계사와의 안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다. 자신에게 보험을 판매한 후에는 전혀 관리를 하지 않거나 고객에게 안내 없이 그만둬 버리는 무책임한 설계사나, 자신에게 판매한 보험에 대한 올바른 설명을 하지 않아 고객이 손실을 보게 만든 설계사와 연관된 추억들 말이다.
보험은 인생의 위험 보장을 위해 필요한 금융상품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보험설계사들 중에 어느 한 명의 설계사를 선택해야 하는 데 어떻게 하면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을까? 만약 당신이 주위의 인간관계로 추천을 받은 설계사가 있다면 그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첫째, 좋은 보험설계사는 고객의 자산현황과 인생계획과 목표를 잘 이해하고 이에 가장 부합하는 보험상품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가운데서 보험을 보험설계사에 대한 인사치레로 가입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또는 보험을 유행을 따르는 패션상품처럼 충분한 상담 없이 새로 나온 상품 가입을 먼저 실행하고픈 분들이 계시다면 이는 보험을 잘 못 이해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다르게 말해본다면, 고객과의 인간관계를 앞세워 보험을 판매하려는 설계사나 고객을 만나 처음부터 신상품이 나왔다며 상품중심의 세일즈를 전개하는 설계사를 만난다면 거리를 둘 것을 권하고 싶다.
보험이라는 상품은 고객의 인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대비하고, 인생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금융상품으로써 장기간 불입해야 하는 금융상품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설계사가 고객에게 보험을 제안하려면 고객의 인생의 리스크와 목표를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이에 가장 부합하는 상품을 선택해서 제안해야 한다. 또한 고객이 장기간 납입할 수 있는 여력을 파악하여 적정한 규모의 보험상품을 제안해야 한다.
보험설계사가 위와 같은 능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고객을 위하는 마음, 고객에게 대한 관심,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보험상품에 대한 지식과 설계능력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좋은 보험설계사는 고객의 삶 전체의 기간 동안 AS가 가능해야 한다(늘 고객 곁에 있어야 한다).
자동차보험이 소중함을 느낄 때는 사고가 발생한 도로 위에서 이고, 의료보험이 소중함을 느낄 때는 사고나 질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된 때이다. 아무리 보험을 싫어하는 사람도 소액의 보험금을 타게 된 때에는 이전에 더 크게 가입하지 않음을 후회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사고를 당한 당신,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당신 곁에 보험설계사가 있느냐는 것이다. 즉, 당신의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고 바로 당신 옆에 와 줄 수 있는 보험설계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위와 같이 자신의 보험상품을 가입해 준 고객들에게 평생 AS를 제공하는 설계사들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무엇일까?
바로 자신의 일에 대한 보람과 사명감, 주어진 일은 철저히 수행하는 프로의식, 고객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마음, 일에 대한 올바른 윤리의식을 통해 롱런하는 모습 등이 필요하다.
셋째, 좋은 설계사는 고객을 넓은 세상과 연결시켜주는 연결자임과 동시에 고객의 인생의 협력자여야 한다.
보험설계사에게 너무 과한 것을 바라는 게 아닌가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당연히 설계사를 평가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다수의 사람들은 평소의 인간관계가 돈을 벌기 위한 고객과의 만남과 동종업계에 있는 사람들만을 만나는 경우로 제한되어 있다. 전자의 경우는 단편적인 만남 속에서 고객을 위한 태도로 일관한다는 점에서 인간관계라고 부르기 어렵다. 후자의 경우는 자신의 업계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조직을 형성하고 업무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는 있지만 폭넓은 인간관계로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럴 때 고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보험설계사이다. 그들은 수많은 다양한 직업과 사업을 하는 고객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므로, 당신에게 실력 있는 사람들과의 좋은 만남을 소개해 줄 수 있으며 새로운 비즈니스의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또한 보험설계사는 고객의 인생에 찾아와 고객의 성공을 지원하는 인생의 협력자이기도 하다. 어떤 고객들은 자신의 사업에만 매달리고 있어 사업 외 적인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루의 대부분을 자신의 사업장에만 있는 자영업 사장이나 중소제조업 사장들이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게 있어 가끔씩 자신의 사업장에 방문하여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자신의 가족과 사업에 대한 대소사를 함께 나누고, 때로는 자신의 사업을 몸소 돕기도 하는 보험설계사의 존재는 단순한 세일즈맨의 그것보다 월등히 가치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보험설계사의 잡마켓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설계사의 수는 줄어들고 있고 특정 회사에 소속된 설계사들의 다수가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 빅 테크 회사들이 속속 온라인 보험업에 참여하여 오프라인 설계사 영업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도 위에서 언급한 보험설계사들의 존재의 의미는 지속적으로 유효할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보험설계사를 잘 선택하는 것은 고객의 인생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결정 중의 하나이다. 위에 설명한 평가 기준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