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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연재 Jul 04. 2022

원(願)을 향하여

다시 일어서서

그렇게 덥다가도 어김없이 때가 되면 아침 바람이 서늘해진다. 꽉 막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시간이 흐르다 보면 어찌어찌 의외(?)의 길이 열려 숨통을 틔워 준다. 가끔 역사 대하소설을 읽다 보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주인공을 만난다. '어이쿠, 역사가 이렇게 흐르면, 이 사람이 어떻게 역사의 주인공이  되지?' 하고 앞으로의 과정을 몰라 노심초사하게 된다. 하지만 예상 밖의 신수(神手)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주인공을 다시 만나게 된다. '아, 이런 묘수가 있었겠구나!'


힘들 때, 괴로울 때, 어찌할 바를 모를 때 인생길을 지켜주는 건 뭘까?

왜 어떤 사람은 저렇게 성공하고, 왜 어떤 사람은 지지리 비참한 결과를 맞는 걸까?


학창 시절의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뭔 할 얘기가 그리도 많은지. 시간을 거슬러 그때를 생각하면, 친구들은 그런대로 저만의 개성이 있었고, 그래서 그저 좋았다. 하지만, 대학을 마치고 각자의 인생길을 걸어가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 만나는 친구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어릴 적 함께 공유하던 공통분모는 점점 작아지고, 각자가 만든 세상의 흔적이 점점 커져간다. 세월이 흐를수록 더 그렇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친구들은 만나면 어떤 때는 대화 주제가 외계어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편한 친구와의 만남과 대화의 시간은 언제나 즐겁기만 하다.


불교에서는 괴로우면 욕심이라고 한다. 무슨 일이던 괴로움이 생기면 그건 다 욕심이라는 거다. 그럼 욕심이 아닌 소원, 소망 또는 꿈은 뭘까? 불교의 어떤 분은 그걸 원(願)이라고 말했다. 꼭 이루고자 하는 자신의 아름다운 소망, 그걸 그는 원이라고 말했다. 원이라면 실패하면 다시 하면 되고, 그래서 또 배우고, 다시 도전하고, 그러다 보면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갖게 되어 결국 원을 이룬다고 그는 말했다.


그렇다면, 각자의 사람이 가지는 원(願)은 뭘까?


회사 일도 하다 보면 뜻대로 안 될 때가 많다. 연초에는 목표를 세우고 달린다. 1/4분기 말쯤 한번 점검을 하고, 상반기 마무리될 때쯤 또 한 번 점검을 한다. 되는 일도 있고 안 되는 있고, 뜻밖의 일도 생긴다. 흔들리지 않고 한 방향으로 가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기업은 목표를 설정한다. 이렇게 설정된 목표는 직급과 역할에 따라 다시 하향으로 배분된다. 1년 동안 이 목표로 잊지 말고 달려 보라는 한 문장인 셈이다.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이러한 목표에 맞추어 합당하게 하고 있는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늘 마음에 새기며 업무에 임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올해 우리 회사는 상반기에 뜻했던 목표가 있었는데, 결론은 지연될 수밖에 없는 결과를 확인하게 되었다.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나름 기대가 컸던 만큼 정신적인 충격도 있었다. 생각을 안 한다고 해도 뇌리를 떠나지 않기 때문인지 사람인지라 에너지가 소모되고 그 일만 생각하면 피곤했다.


'뭐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지.' 툭툭 털고 일어나면 되겠지만 그러려고 해도 시간이 걸린다. 머리로는 생각해도 마음이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세세한 내용은 여기서 나누기 어렵지만 그래도 행여나 상처받을 수 있는 직원들 생각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상심한 직원들에게 무언가를 해 줄 수 있는 건 없을까 생각한다. 계속 달려야 하기에 직원들도 마음을 달래야 한다. 


호호야,


너희들은 어떤 원을 세우고 인생을 살거니?

아빠는 지구별에서 사는  감사하단다. 그래서 죽기 전에 뭔가는 보답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구체적으로 그게 뭔지는 모르겠어. 어렷품이나마 '작지만 아름다운 기부'를 지구에 하는 것이 아빠의 원 중에 하나란다.


우리 호호도 자신의 만을 원을 그리며, 앞으로 살아가 인생의 바다를 해쳐 가기를 바란다.

바라기는 너희들이 인생길이 평탄했으면 한다만,

행여나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잘 극복하여 더 먼 곳을 향해 갔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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