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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연재 Jun 06. 2022

캔디 리더

농부와 포도나무 #1

모든 조직에는 리더가 있고, 무리가 있다.   


파레토(pareto) 법칙은 대략 20%만 보면 전체의 8할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조직 또한 마찬가지다. 리더만 몇 명 보면 나머지는 볼 것도 없다. 20%라? 축복에 가까운 수치다. 10%의 리더만 보아도 그 조직이 어떠할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1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하지 않는가? 소수의 리더가 조직의 구심이 되어 미래를 이끈다.  


리더 성향이 있는 사람에게는  해야 한다고 미주알 고주알 말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조직의 현재 상황 직감적으로 판단하고 미래를 고민한다. 이러니 매일매일이 리더에게는 위기다.  머리를 전체적으로 파악해서 어떻게든 일이 진행되게끔 하려 한다. 무언가를 만들려는 사람은 언제나 바쁘고 신경 써야  대목이 많다. 결과를 바꾸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황에 따른 가정들이 시뮬레이션된다. 머릿속은 온갖 종류의 다이나믹(dynamic)으로 엉킨다. 이런 일이 신나고 자연스러워야 리더다.  


확신과 미궁의 안갯속에서 리더는 결단해야 한다. 모든 상황 변수를 다 알 수 없으므로 결과 또한 예측이 안된다. 단지 가늠할 수 있는 건 얼마나 불확실한가 정도일 뿐이다. 불완전한 판단이므로 자연스레 리더의 고뇌를 깊어진다. 그래서, 리더는 언제나 외롭다.  


그림 1.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아들에게 가르치는 리더쉽(소설 대망 중에서)


일본을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아들에게 혹독한 활쏘기 훈련을 시키고 난 후 일러준 말이다(그림 1 참조). 애비는 자신을 이어 일본을 통치하게 될 아들이 걱정이다. 세심하게 속마음을 일러준다.


'너 똑바로 못하면 대장으로 국물도 없어.'  


그냥 그저 그렇게 살아도 되는데, 굳이 대장 짓을 하겠다면 뭔가가 필요하다. 사실 멀리  것도 없다. 화려하게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수많은 리더를 떠올려 보라. 결국은 불명예스러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다. 차라리 역사라는 준엄한 판단의 전면에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무튼 제대로 대장 짓을 하려면 여러모로 힘들다.  


무언가 일을 하려면 조직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 칭기즈칸에게 만약 군대가 없었다면 그도 한낮 필부에 불과했을 것이다. 조직 속에는 인간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는다. 리더는 조직의 인간이 만들어  감정의 소용돌이와 다양한 상처의 정점에 위치하기 싶상이다. 퇴근길 직원들의 술자리에 단골 뒷담화 소재는  말해 무엇하랴. 그래서, 리더는 슬프다.


호호야,


너희는 어떤 사람이 되려고 하니?  이왕 살 거라면 하는 일에서 리더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이 말은 어디 가서 꼭 대장 짓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고, 자신의 일에 주인이 되라는 말이야. 사자성어로는 수처작주(隨處作主)라고 해. 어딜 가던 맡은 일에서 주인이 되라는 의미야.


아빠가 보기에 이렇게 살던 저렇게 살던 어떻게 살아도 인생살이는 녹녹지 않다. 그러니 차라리 주인 된 주체적인 삶이  낫다는 게 애비의 생각이고 신념이야. 분명 리더나 주인 된 삶은 그에 따른 외롭고 슬픈 감정의 질고를 더 지게 돼.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니까.


그렇지만 주인된 삶이 힘들 때는 이 노래를 기억해 보렴.

만화영화 '들장미 소녀 캔디'의 주제곡이야. 그렇게 가다가다 보면 자신의 인생이 만들어지는 거야.

그러니, 너희들은 '캔디 리더'가 되면 좋겠어. 


들장미 소녀 캔디 주제곡


캔디 리더를 위한 또 하나의 당부가 있어.


 속에는 시간과 겹치며 다양한 감정이 만들어져. 감정이 감정을 할퀴는 상처 지속적으로 생기지.

사건 사건마다 발생하는 관계를  온전한 이성과 감정으로 모두 받게 되면 천하장사라도 결국은 쓰러지게 돼.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일(또는 사건)이 만들어 내는 부차적인 '감정의 증폭'을 늘 끊으려고 노력해야 해.

불교(佛敎)에서는 이 말을 '두 번째 화살'이라고 해.   


그러니까, 사건에서 막 발생해서 순간적으로 느낀 감정(첫번째 화살)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감정(두번째 화살)은 맞지 말라는 말이야.

쉽게 말하면 어떤 일로 열은 딱 한번만 받으라는 말이야.


언제나 즐거운 캔디 같은 리더가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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