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을 나서서 우면산 정상에 올랐다 다시 돌아오기까지, 채 두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오전 8시에 출발하면 산행을 마치고 깨끗하게 씻고 정돈되어 소파에 앉은 나를 10시에 발견할 수 있다.
시계를 보면 하루가 아직 온전히 내 몫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든다.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서울에서 등산이라 부르려면 적어도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지만 나는 해발고도 293m의 나지막한 우면산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거창한 준비도 필요 없다.
그저 가볍게 짬 날 때 운동화 끈을 묶고 나서면 그뿐이다.
고작 300m도 안되는 높이라지만,
쉼없이 오르면 기분좋은 땀방울이 등골과 가슴골에 맺히고 심박수는 어느덧 140 부근을 헤아린다.
몸이 깨어나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정상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본다.
동산에 오르니 노나라가 작게 보이고, 태산에 오르니 천하가 작게 보인다(登東山而小魯, 登泰山而小天下).
이 작은 산에서 공자의 호연지기를 대담하게 빌려와 가슴을 채워본다.
여기에 달콤한 에그타르트 한 입과 담아온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을 결들이면,
스르르 온몸의 긴장이 녹으면서 모든 감각이 깨어난다.
이 작은 우면산에서 나는 나만의 천국을 맛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