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PM의 마인드셋
몇 년 전 즈음에 PM/PO 톡방에서 한창 바이럴이 되었던 글이 있다. 이름은 '타지에서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가 남긴 글'. 당시 노션 페이지로 공유되었고, 링크드인 등에서도 꽤 바이럴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노션 페이지가 내려갔는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타지에서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라고만 했을 뿐 어떤 사람이 남긴 글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내용이 구구절절히 맞는 말이며, 저연차 때 보았던 글이 연차가 쌓이면 쌓일 수록 더 크게 공감이 되는 것을 보니 작성자가 누구인지를 떠나 필자는 이 글 자체를 매우 신뢰하는 편이다.
필자가 작성한 글이 아님을 밝히며, 아래와 같이 복구해둔다. 원문 이후에는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도 간단히 덧붙여 둔다.
어디선가 우연히 또는 누군가가 공유해서 이 노션을 접한 당신은 행운아입니다!
저는 이 글을 좀 더 일찍 보았다면 제가 더 좋은 팀원, 더 좋은 동료가 되었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실험과 반박을 대하는 태도가 한결 편해졌을거라고 생각해요.
요약 )
가설을 쉽게 던지고, 쉽게 까이고, 쉽게 그 까임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합니다. 그런 분위기와 워크 프로세스를 만드는게 중요합니다.
가설을 던지고 반박하고 반박을 통해 더 발전된 가설을 내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해야합니다. 여기서 여전히 중요한 마인드셋은, 가설은 가볍게 던질 수 있어야하고, 가설은 가설일 뿐 정답일 필요는 없다는 믿음입니다.
부정적인 팀원을 제거해야합니다. 우려만 하는 팀원은 똑똑해보이지만 아무 도움도 안됩니다.
사업은 불확실성입니다. 모든것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백한 몇가지 흐름이 있습니다. 어떤것은 너무나 명확해서 다른 답이 없는 경우도 있는 반면, 어떤 것은 많은 다른 길이 있지만 그중에 나름 의미있는 한가지 흐름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것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얼만큼 정확히 알 수 있는지, 혹은 얼만큼 변수가 많은지를 이해해보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가설을 대부분은 정답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정답에 가까운 무엇으로 생각합니다. 이러면, 이게 틀리면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거나 '자존심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엄청난 오해입니다. 가설은 가설일 뿐, 정답도 무엇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걸 오해해서 대개 엄청난 분란이 일어납니다.
대표적인 것이
어떻게 지금 답을 내느냐 (어차피 정답이 아닌데 지금 왜 가설을 함부로 입 밖으로 못냅니까.)
증거도 없이 어떻게 답을 내느냐 (역시 마찬가지. 증거는 나중에 찾는 겁니다. 가설은 이해를 같이하고 한발을 딛기 위한 '이정표'일 뿐입니다.)
자존심이 상한다. (역시 마찬가지. 정답이 아니어도 되는데 왜 자존심이 상합니까)
전에 당신도 그러지 않았냐 (정답이 아닌데 뭘 못던져 봅니까)
어떻게 뻔뻔스럽게 태도를 바꾸느냐 (증거가 나오면 바꿔야지, 안바꾸는 게 더 이상한데, 사람들은 여기서는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일관성' 같은 것에 집착합니다. 창의성의 핵심은 고집이 아니라 유연함입니다. 증거가 나오면 언제나 받아들일 각오입니다. 그러나 오해를 막자면 100% 증거란 없습니다.) 등등 너무 많습니다.
이것의 순서는 구체적인 사실과 원리/가설/반박을 번갈아 오가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사실)구체적인 사실의 제시 - 원앙새가 알을 낳는다.
(원리)원리와 가설의 제시 - 새는 알을 낳는다
(구체적인 사실)증명과 반박 - 타조는 알을 낳지 않는다.
(원리)전면적 변경가설 - 모든 새가 알을 낳는 것은 아니다.
부분적 변경가설 - 나는 새는 알을 낳는다.
뻔한 얘기처럼 들려도, 우리 역시 무엇을 알아내는 방법은 꼭 이 순서를 지켜야 합니다. 이 반복을 한 40번 해야 합니다. 이것이 창조의 유일한 길입니다. 여기서 가설을 제시하지 않으면(2번) 반박할 것이 없기 때문에, 사이는 좋고 자존심은 안 다칠지 몰라도, 위 발전의 바퀴는 멈추게 됩니다. 또한 '내 느낌은 왠지 아니야'로 하고 말아버리면, 구체적인 반례의 제시(3번)가 되지 않아 역시 거기서 멈춰버립니다.
→ 가볍게 가설을 던지고, 가볍게 까고,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렇게 과정을 반복해야합니다. 이것이 창조의 유일한 길입니다.
더불어 시작으로 중요한 것은 1번 구체적인 사실의 제시가 시작으로 아주 좋습니다. 그래서 늘 '독특한 것 3개만 얘기해줘'라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이 2번이지요. '뭐라도 (반박가능한) 원리를 제시해줘' 예를 들면, "왜 어제 떨어졌을까 원인이 뭐지. 뭐라도 제시해줘,"가 되는 것입니다.
포퍼는 반증 가능한 진술만을 과학적 진술로 봤습니다. 아주 중요한데 가설도 반증가능할 만큼 명확해야 합니다. 모두가 사이 좋고 안 다칠만한 뻔한 얘기는 절대로 안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당위성 높은 용어의 나열입니다. 최악은 동어반복이구요. "고객에 최적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성공할겁니다" 같은 당위성 높은 단어의 나열에 동어반복이 멋있게 들려도 최악입니다.
경영의 구루, 마이클 포터는 "전략이란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 이다"라고 했는데, 즉 이거도 하고 저것도 하자는 것은 전략이 아니라는 겁니다. 뭘 하자는 것은 '다른 것도 같이 하자'이기보다 '다른 것은 하지말고 이것만 하자'여야 합니다. 그런데 대개 '이것도 나름 의미있어서 하고, 저것도 놓칠 수 없고'가 되거나, '네말도 맞고 네말도 맞고'로 흔히 얘기하거나 암묵적으로 그렇게 이해합니다.
가설도 비슷해서 '뭘 하자는 것은 다른 것은 하지말자'이거나 'A말이 맞다는 것은 B말은 틀렸다'가 되어야 합니다. 즉, 전략 이전의 가설에도 동일하여 뭘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명확해야 뭘 반박 해야 할지가 선명해진다는 것과도 통합니다.
서로 사이좋자고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혹은 둘러둘러 얘기해서 뭐가 아닌 것이 명확하지 않으면 반박이 즉 반증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역시 뭘 반증해야 하는지 몰라 발전을 멈춥니다.
명확히 반박하는 것이, 또한 반박당할 수 있게 명확히 얘기해줘야 합니다. 자기 주장을 반박당했다고 가슴아프면 어떻게 이 일이 조금이라도 전진하겠습니까.
자기 주장에 너무 무게를 실어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다. 자신의 주장이 반박되는 것을 자존심의 문제로 전환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냥 툭툭 가볍게 던지고 가볍게 인정해야 합니다. 자신의 영역을 방어하고 공격당하고 생각하고, 그래서 남의 나와바리를 건들지 말고 존중해줘야 한다거나 남의 의견을 기분때문에 에둘러 얘기한다면 위 과정이 어떻게 돌아가겠습니까.
이렇게 무거워지면 무서워 가설을 못냅니다. 제비처럼 경쾌하게 톡톡 뛰어야 합니다. 너무 오래 끌면 무거워지고, 무거워지면 의견을 바꾸는데 경쾌할 수 없고 반박에 쿨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벼워져야 해서
첫 회의에서 얘기해야 하고
프로토타이핑을 빨리, 싸게, dirty하게
하는 것입니다. 오래 끌면 무거워집니다. 이것이 앞에서 '심오한 정수'라고 한 것입니다.
(이미 오래 끈 것들은 어찌할지. 너무 무겁고, 자존심 등등이 떠깨떠깨 붙어서 이미 괴물 가오나시가 되어버렸어. 어찌하리.)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면 그것은 마치 점쟁이를 보듯이 아무도 모르는 불안한 영역이거나, 반대로 역시 점쟁이를 대하듯 맹신하는 것이 대부분인 것이 현실입니다.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거대한 몇가지 명백한 흐름은 알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것은 너무 강력해서 다른 답이 없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것은 많은 다른 길이 있지만 그중에 나름 의미있는 한가지 흐름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것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얼만큼 정확히 알 수 있는지, 혹은 얼만큼 변수가 많은지를 이해해보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이유는 그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그것 밖에 정확한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는 연상에 연상을 거듭한다 (자신이 연상하기 위해서) 안 되면 구체적으로 줄여봐라.
구체적이어야 연상이 쉽다 안 떠오르는 순간, 더 줄여 구체적인 상황으로. 안되면, 더 구체적으로 몇 놈 까봐라
(혼자보다)다른 사람을 inspiring 시켜라
혼자 다 못만들어도 회의에서 드러내라. 드러내야 남이 고쳐줄 수 있다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던져라 추상적인 것은 안 좋다
(오히려)제약조건이 더 쉽다. 제약조건이 많다는 것은 더 구체적인 상황을 상정하게 된다
(방해요소) 주제를 제한하지 말라. 주제를 제약하지 말고, 기록을 구조적으로 해라.
(방해요소)부정적인 사람은 배제해라 부정의 기운이 연상을 막는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연약해서 작은 한숨에도 죽는다.
우려만 하지마라. 결코 똑똑하거나 잘하는 짓이 아니다. 가장 안 좋은 행동이다. 프로 우려러가 되지 마라. 똑똑한 것이 아니다.
참고: 대부분의 직장인의 목표는 성과를 내기보다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똑똑한 듯이 보이는 것이다. 똑똑해 보이는 것의 가장 쉬운 방법은 "우려"하는 것이다. 경험상 교수들 중 이런 사람이 아주 많다.
(팁)부정하려면, 끊어 놓은 곳을 다른 아이디어로 연결해 놔라. "이런 것은 안될 것 같지만, 혹시 이런 것, 예를 들면 이런 것 같은 것이 없을까"
(팁)"크게 웃어라", "진짜", "대박"을 가능하면 많이 해라
이하부터는 위 글을 읽은 필자의 코멘트다.
전체적으로 글 자체에서 주는 마인드셋이 매우 따라가볼 법 하지만, 그 중에서 딱 하나를 가져가야 한다면 가설을 가볍게, 그리고 많이 논의시키기라고 볼 수 있겠다.
사실 우리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완벽함'에 대한 압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가능한 하면 남에게 잘 보이고 싶고, 특히 태생적으로 리더 포지션에 가까운 PM이나 PO에게는 그러한 압박이 더 심하다. 내가 낸 아이디어가 이상한 아이디어라면 어쩌지? 내 결정이 틀린 결정이면 어쩌지?와 같은 우려를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인간으로써 너무나 자연스럽다.
그러나 승리하는 PM이 되려면(그리고 대부분의 다른 포지션들도) 이러한 생각은 대부분 독에 가깝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자세가 되려 완벽함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우칠 필요가 있겠다.
우선 회사와 제품은 팀 플레이라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아주 극초기의 제품이 아닌 이상에서야, PM이 제 아무리 똑똑한 천재라도 혼자서 모든 제품 이슈들을 커버할 수는 없다. 때문에 PM 혼자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고도화하는 것은 대개 실패할 확률만 증가시킬 뿐이다.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출발 시점에서는 그럴 듯 하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가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대부분 예상치 못한 이슈를 맞닥뜨린다. 몰랐던 과거 히스토리가 있을 수 있고,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는 제품의 유저 세그먼트가 여러 개라, 내가 좋다고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다른 유저 세그먼트에서는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리소스다.
아이디어(or 가설)는 대개 값싸다. 밥 먹다가도, 아침에 샤워 하다가도, 같이 담배를 피우다가도 불현듯 머리 속에 피어난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가 발전하여 기획안 레벨로까지 올라가고, 여러 리소스가 붙어 커지기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무거워진다.
많은 리소스나 공수가 들어가다 보니, 이쯤 되면 '성공할 수도 있는 아이디어'가 '실패하면 안되는(내 입장에서 쪽팔리는)' 기획안이 되어버린다. 그러다 보니 성공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을 찾기보다는, 실패하지 않을 온갖 가공의 이유를 만드는 데에 더 집중하게 된다. 개중에 가장 심각한 경우는, 이쯤 되면 아이템이 성공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워낙 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다 보니 red flag를 세우지 못하고 진행하게 되는 관성이 생기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기회비용과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위 글은 이런 관점에서 해석하면 많은 '정수'가 보이게 된다.
아이디어는 매우 값싸다. 까여도 그 비용이 낮다. 그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아이디어는 가능할 수록 앞 단계에서, 공개적으로, 많이 꺼내자.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을 가능한 빠른 단계에서 수집하고, 이들을 아이디어 논의에 참여시키자.
이 단계에서 내 아이디어가 까이는 것은 사실 별다른 타격이 없다. 가볍게 낸 아이디어니 가볍게 까여도 좋다. 까는 입장에서도 왜 이 아이디어가 별로인지에 대해서 오히려 가볍게 피드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직장에서 담배타임이나 점심시간, 커피타임 등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발굴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로 해석해볼 수 있다.
많은 PM(들을 넘어서 직장인)들이 위에서 언급했듯 '완벽하게 보여야 한다'는 무언의 강박에 사로잡힌다. 필자 역시 그랬던 시절이 있었고, 가장 큰 성장을 했던 시점이 역설적으로 '완벽하게 보일 필요가 없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시점이기도 하였다.
본문에 발췌한 글은 그러한 관점에서 PM의 마인드셋에 많은 도움을 준다. 다른 독자들도 이 글을 통해 많은 영감을 받아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