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노래

음치도 작곡할 수 있어

by 기쁨과 감사

음악, 좋아하시나요? 음악에는 굉장한 힘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고, 즐거워하고, 안정감을 느끼죠. 특별한 순간에 함께했던 음악은, 들을 때마다 그 순간을 되살려주는 추억의 기억장치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카페에서, 상점에서, 드라마나 예능에서 음악은 그 순간과 장소를 더욱 맛깔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요.

저는 음악에 그다지 소질과 흥미가 없는데도 제법 오랫동안 노래하고 악기를 다뤘습니다. 제가 기독교인이거든요. 7살 때부터 지금까지 교회를 다니면서 교회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성가대 활동도 했고, 찬양팀 밴드에서 베이스 기타를 치기도 했어요. 매주마다 찬양을 연습하고 기타를 친 년수를 헤아려 보니까 14년 정도 되네요. 꾸준히 했지만 아직도 노래하면 음정이 부정확하고 악기를 다루면 박자가 어긋납니다. 이유는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제대로 연습하지 않은 것이고, 두 번째는 소질이 없는 거죠. 그래도 쌓아온 세월이 남긴 것이 있습니다. 작사한 곡이 6곡 정도 됩니다. 그중에서 2곡은 작곡도 했고요.


교회에서 만난 친구 중 한 명이 음악을 참 잘했습니다. 노래만 잘한 게 아니라 악기도 잘 다루고 음악을 사랑하는 친구에요. 중학생 때였는데, 그 친구와 곡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음악에 소질이 없지만 글쓰기를 좋아하던 제가 작사를 하고, 친구가 작곡을 하기로 했어요. 몇 주를 끙끙 데다가 ‘코람데오(하나님 앞에서)’라는 첫 곡이 완성되었어요. 제 기준으로는 지금 들어도 매우 좋은 곡인데 계속 듣고 싶어 하는 분은 없더군요. 이후로도 드문드문 제가 가사를, 친구가 곡을 써서 3곡 정도가 추가되었습니다. 혼자 작곡도 해봤는데 멜로디가 유치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굴하지 않고 한곡을 더 만들었는데 제 마음에도 들지 않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감성의 샘이 터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6개월 정도 무직 상태이다가 취업한 첫해였습니다. 신입사원이 되어 타지에 근무하면서 모든 일과 사람이 낯설게 느껴져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갑자기 가사가 떠오르고, 곡을 붙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허밍을 하면서 핸드폰에 녹음을 하고, 어색한 부분을 고치기를 몇 주간 반복하면서 곡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되었다 싶었는데 내 목소리로 녹음한 걸로는 만족이 안되더군요. 친구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청하자 몇 주 뒤에 앨범으로 내도 좋을 노래가 되어서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도 저는 무척 맘에 들지만 주변에서는 큰 관심이 없었어요. (이 곡은 유튜브에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8ByM0r4E0io)


이 곡 이후로 한동안 노래 만드는 재미에 빠져서 지냈습니다. 방법은 첫 번째와 동일합니다. 먼저 가사를 쓰고, 허밍으로 음을 붙여 봅니다. 곡이 맘에 들면 가사를 새로 쓰거나 고치고, 녹음해서 들어보며 곡을 가다듬지요. 녹음해 둔 파일은 차곡차곡 저장해 두었다가 한 번씩 들어봅니다. 음정이 이상해서 웃기기도 하고, 가끔 다른 가사에 어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직도 미완성인 곡이 10개 정도 있고, 가끔 허밍을 하면서 느리지만 하나씩 늘어나고 있어요. 생각날 때 한 번씩 들어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저의 작곡 방식은 원시적이고, 곡들은 어디서 들어본 듯한 노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쓰기보다는 현재를 충실하고 즐겁게 보내는 편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음악에 소질도 흥미도 없는 제가 작사도 하고 작곡도 하게 되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제가 창작하는 것을 좋아하고, 오랫동안 음악활동을 꾸준히 해온 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친구가 곁에 있으면서 저를 잘 도와준 덕분이고요. 꾸준히, 그리고 함께. 어쩌면 인생이란, 함께 만들어가는 노래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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