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기획자의 기록 #3
이커머스 서비스에서는 상품 태그가 필수이다. 한 화면에 노출되는 수많은 상품들 중에 특정 상품들을 눈에 띄게 하고 사용자들의 클릭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올리브영, SSG, 홈플러스, 온스타일 등의 앱을 살펴보면 자사 서비스 특성에 맞는 다양한 태그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개발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작성한 상품 태그를 디벨롭했는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배운 점들을 비롯하여 이커머스 상품 태그를 정의하는 방법을 써보겠다. 이커머스 태그 정의를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글은 인터넷에 거의 없기 때문에, 나처럼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태그를 정의하고자 하는 기획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태그는 너무 많을 필요 없다. 대략 5개 정도 있으면 랜딩페이지에서 2~3개, 상세페이지에서 최대 4~5개 정도 노출한다.
태그 종류는 일반적으로 상품의 인기 수준, 가격, 배송, 그밖에 카테고리 성격에 따라 붙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인기 수준은 조회수나 리뷰 개수, 리뷰 별점으로 정의할 수 있다. 보통 이름에 BEST나 인기 라는 문구가 붙는다. 가격은 보통 세일 중인 상품에 대해 특가, 할인, 구매타이밍, 행사상품(홈플러스), 쿠폰(온스타일) 등의 태그가 붙는다. 커머스마다 기준에 따라 정가 대비 10% 할인 시에 붙일 수도 있고 카테고리 내 할인 폭이 상위 5% 안에 속할 때 붙일 수도 있다.
배송은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커머스에서 사용하고 있는 태그이다. 새벽배송 가능(SSG), 무료배송 같은 태그가 일반적이며 로켓배송(쿠팡), 오늘드림(올리브영)처럼 자사만의 배송 서비스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여러 커머스 앱을 본 결과 배송 관련 태그가 생각 이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어서 신기했다.
마지막으로 카테고리 성격에 따른 태그가 있다. 예를 들어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경우 신선보장 태그가 상품 상세페이지 진입에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다.
유사 커머스 서비스들을 분석하면서 태그에 대한 스터디가 되었으면 이제 우리 서비스의 태그를 기획할 차례이다.
서비스의 핵심 기능과 가치를 고려하여 사람들이 이 태그를 보고 어떤 액션을 하기를 기대하는지 생각하면서 태그를 기획한다. 예를 들면, 홈에서 베스트 상품들 섹션을 노출하는데, 거기 노출하는 상품들에 눈길이 잘 가게 해서 상세페이지로 진입을 만들어내기 위해 태그를 활용한다는 목표를 세운다.
그럼 인기상품이라는 태그를 만들어 노출하고, 구체적으로 ‘누적 리뷰수가 500개 이상이면서 일주일 동안 주문수가 상위 10% 안에 드는 상품’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서비스의 규모와 특성에 따라 세부 로직은 달라질 수 있다. 이때 태그 간의 성격이 너무 유사하거나 정의가 겹치지는 않는지, 사용자들이 이해 가능한 네이밍인지를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여러 태그들을 어떤 우선순위에 따라 노출할지도 기획해야 한다. 예를 들어 총 태그가 3개이고 무료배송, 인기상품, 행사상품 이라는 태그가 있을 때 랜딩페이지에서는 단 두 개의 태그만 보여줘야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디자이너와 논의해야 한다.) 태그 중에 인기상품 > 무료배송 > 행사상품 순서대로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그 이유도 논리적으로 설명 가능해야 한다.
다음으로 이 태그들이 실제 랜딩페이지, 카테고리 화면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시뮬레이션하며 노출 로직을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면 특가 상품만을 따로 큐레이션 하여 보여주는 카테고리에는 노출되는 모든 상품에 '할인' 이라는 태그가 붙을 수 있다. 화면에 보이는 모든 상품에 동일한 태그가 붙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봐야 한다. 내 경우에는, 이 생각이 처음 들었을 때는 이상할 것 같았는데 다른 커머스를 살펴보니 대부분 한 카테고리에 동일한 태그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았고 크게 이상하지 않아서 로직 변경 없이 그대로 진행했다.
개발자들의 언어로 작성해서 전달하면 소통하기 용이하다.
함수를 만들듯이 요소를 특정 용어로 정의하고, 그 용어를 활용해 >, <, ==, & 같은 수식을 써서 비즈니스 로직을 정리한다.
그리고 태그 정의 및 로직에 변경사항이 있을 때는 꼭꼭 히스토리를 남겨둔다! 같은 안건에 대해 여러 번 논의하거나 예전에 수정했던 이유를 까먹고 다시 토론을 벌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