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젊은 인도를 만나다 (1)

전략적 파트너십의 가능성과 한계

by 박승룡

※ 2024년 1년 간의 인도 생활, 그 전후 진행했던 인도에 대한 학습과 연구를 바탕으로 K콘텐츠아카데이포럼의 기관지 KIWI에 썼던 글입니다. 인도 진출, 인도 업체와의 협업을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우리나라 콘텐츠 기업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2025년 6월 새롭게 출범한 ‘국민주권’ 정부는 대한민국을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국가적 비전을 선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문화가 곧 경제이고, 문화가 국제 경쟁력"이라고 강조하며, K-콘텐츠를 국가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러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을 넘어 잠재력 높은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현지 시장과의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으로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교류협력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이다.

한국 콘텐츠 기업의 인도 진출 현황.jpg 한국 콘텐츠 기업의 인도 진출 현황

최근 한국에서는 인도가 ‘포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주목받으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한 관심의 배경에는 인도의 높은 경제 성장률과 그에 따른 글로벌 투자 증가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찍이 인도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의 제조업체들에 이어 CJ ENM,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등 한국 콘텐츠 기업들 또한 인도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인도는 콘텐츠산업 분야에서 우리의 ‘최우선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 이 글은 시장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 문화적 특성과 소비자 성향, 정책 및 규제 환경, 산업 기반과 협력 시너지 측면에서 그 가능성을 살펴 보고자 한다. 아울러 인도 시장이 지닌 명확한 한계점과 구조적 제약을 함께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장단점을 종합한 실질적인 협력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인도젊은이들, 출처 : Gallup, India's Youth Dividend: High Hopes for Today and Tomorrow


1. 시장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 : 방대한 시장규모와 빠른 성장 속도

인도 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압도적인 규모와 젊음에서 나온다. 2024년 기준 인도의 인구는 약 14억 2천만 명으로 세계 1위이며,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이 중 25세 이하 청년 인구(Youth Dividend)는 47%에 달한다. 이러한 젊은 층 중심의 인구 구조는 향후 수십 년간 인도가 거대한 콘텐츠 수요처이자 글로벌 문화 트렌드의 소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잠재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 인구 구성(출처 : World Bank)

경제적 기반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2024년 기준 3조 7천억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5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욱 주목할 점은 1인당 소득 증가와 함께 중산층의 급속한 확대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 글로벌 중산층 소비 성향을 지닌 ‘부유한 계층(affluent consumer segment)’이 전체 소비의 40%를 차지하며 인도 소비시장의 중심층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콘텐츠·엔터테인먼트·디지털 소비 확대의 구조적 기반이 되는 중산층 소비력의 본격적 등장을 의미한다.

세계 GDP 추이 현황 (출처: IMF World Economic Outlook, April 2023)

디지털 환경의 변화 또한 콘텐츠 산업에 우호적이다. 인도는 현재 세계 최대의 모바일 데이터 소비국이며, 5G 상용화와 함께 더 빠르고 안정적인 콘텐츠 소비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MX 플레이어, JioCinema 같은 OTT 및 SNS 플랫폼의 급성장은 인도 소비자들이 짧은 영상부터 장편 드라마, K-POP 콘텐츠까지 디지털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익숙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델리·뭄바이 같은 Tier1 대도시를 넘어서, 푸네·수라트·락나우·찬디가르 등 Tier2 도시와 말라푸람·고르악푸르 같은 Tier3 도시에서도 데이터 접근성이 급속히 향상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마케팅과 OTT 등 콘텐츠 유통 채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인도 스마트폰 보급 (단위 100만개, 출처 : EY 2004)

콘텐츠 산업 자체의 성장세도 인상적이다. KPMG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글로벌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M&E) 산업 규모는 2025년까지 약 322억 1천만 달러(USD)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2030년에는 약 468억 9천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M&E 산업은 연평균 성장률(CAGR) 10.2%로 성장하여, 2024년에는 308억 달러, 2026년에는 37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 모바일데이터 소비량(Gigabite Per Month Per User, 출처: The Economic Times, 2025)

한국 기업들 역시 이러한 흐름에 주목해 움직이고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CJ ENM은 남인도 영화 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현지 콘텐츠 공동 제작에 나섰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을 중심으로 인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K-POP 기획사들도 현지 팬덤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인도 팬미팅, 오디션 프로그램 기획을 준비 중이다. 이는 인도가 단순한 콘텐츠 수출처가 아니라, 협력 기반의 공동 제작 파트너이자 콘텐츠 투자처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띠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도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연평균 성장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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