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가장 무겁고 잔인한 진실

내가 나를 속이고 있었다.

by 한라봉

#무의식 심상기록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꿈과 심상은 내가 모르는 걸 알려주지만

외면했던 것을 직면하면서 한없이 눈물이 났다.


내가 나를 속였다는 감각. 자기기만.

그토록 정교하게 설계된 안전에 대한 욕구, 생존본능.

수십 년간 나를 살게 했던 치밀한 전략은 나 자신도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가장된 평화 안에서 나는 진심으로 행복과 풍요로움을 느꼈다.

이 길을 거쳐야 이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구나.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하염없이 눈물이 나고 슬펐다.

서글프다. 허탈하다. 마음이 아프다.


꿈을 언어화하면서 처음으로 처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와 오늘이 꿈기록을 하고 해석한 이래로 가장 고통스러웠다.

진짜 평화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또 다른 현실도피이고 가장된 것인지 모르고 진짜 나라고 생각했다. 내 삶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완전하게 이완된 상태로 떠오르는 모든 심상을 맞이했다. 떠오르면 또 떠오르는 대로, 이상하면 이상한 대로, 위험하면 위험한 대로...

가만히 보고 떠오르지 않을 때까지, 장면이 또 변할 때까지 그냥 두었다.

갑자기 변냄새가 났다. 심상을 집중하면서 후각을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정말로 무슨 냄새가 나는가 했지만, 이 장소는 나뿐이었고 문이 닫힌 넓지 않은 공간이었다.

그것은 고인 에너지가 밖으로 나갈 길을 찾지 못해 썩는 냄새였다.


심상 안에서 나는 계속해서 칼에 찔리고 먹혔다.

죽이면 죽이는 대로 있었다. 무엇을 죽이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찌르는 것이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나를 찌르지만 살리고 있구나."

그래서 가만히 있었다.


쫑알쫑알쫑알 목소리가 계속 시끄러웠다.

어느 순간 말 많은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누구야?" 깊은 울림 같은 소리로 물어봤다.

그 목소리는 일순간 멈췄다. 다시 들리지 않았다.


수많은 장면과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껴안았던, 분명 살아있었던 여자와 남자를 물속에서 건져 올렸다. 딱딱하고 작아져있었다. 그냥 인형이 되어 있었다. 나무 인형...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롭게 모든 심상이 스쳐 지나갔다.

마음이 아프다. 처참하다. 눈물이 난다.

"또 속았다."

슬프다.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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