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날 들었던 서글픈 노래가
숱한 날이 지난 뒤
문득 찾아와 내 몸을 더듬는다
태생되지 못한 수많은 단어들이
긴 세월이 지난 지금도 닿지 못한 채 구중을 떠돈다
알알이 떫은 풋감들이
하루하루 뜯기고 찢기는 동안
잎 사이에 숨은 남은 하나가
어떻게든 단감이 되기를 바랐다
도회의 밤거리
짙은 화장을 한 여인의 얼굴 속에서
소나기에 흠뻑 젖어 볼이 언 소녀의 겁먹은 눈망울을 찾아 평생을 떠돌다 돌아와
여기 다시 섰다
가는 길은 걸어가야 한다
돌아오는 길이 있더라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쌓였어도
깊고 긴 한숨 속으로 묻고 걸어가야 한다
봄이 온다
다시 풋감은 영글 것이고
또 그만큼 떨어지고
남지 않은 빈 나뭇가지만 겨울을 맞더라도 걸어가야 한다
여태 찾지 못한
보고 싶은 사람일지라도
가슴을 두드려서 걸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