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한 잎의 시간
이제 떠나갈 때
너의 말이 시퍼런 억새풀 날보다 섬뜩할 때
너의 몸짓이 백설을 뚫고 나온 청솔 끝처럼 날카로울 때
너의 생각이 사막 모랫바람 보다 냉혹할 때
툴툴 털고 떠나야 한다
묽은 핏빛이 서쪽 능선 아래로 빨려 들기 전에
긴 겨울밤이 곧 까맣게 덮기 전에
한 잎 무게로 꺾인 코스모스 기억은 허구일 뿐
떨어져 나간 일곱 잎과 다르지 않다
뜬 눈으로 바라본 새벽별
그 별에 겹쳐 흐려지는 달빛
그 달빛에 스민 햇살이 희뿌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