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청소부

by 용가리사내

노인과 청소부


모서리가 깎인 15층 아파트의 가장 안쪽 동 1층

언제나 복도 담벼락을 두 손에 움켜잡고 한 번도 빨지 않은 작업복을 입은 노인이 지키고 섰다


튼 입술에 꽂힌 담뱃재가 떨어지면 충혈된 시선을 거두고 지겟다리를 접어 방구석을 찾아든다

전진하지 못하는 짜작발 걸음으로


공짜 지하철은 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길이 없는데 갈 길 바쁜 사람들 등을 따라간다


밤이 이슥한 시간이면 구멍가게에 간다

숨을 헐떡거리면서 아리랑 담배 한 갑과 라면 한 봉지를 던지고 험상궂게 점원을 흘겨본 후 도망친다


회오리 속 흩날리는 낙엽을 쳐다보는 청소부를 먼 시선으로 만나면

가증스러운 입 떨림을 끽연 속에 숨기고 돌아선다

그의 바랜 작업복이 어깨를 덮기 전에


담뱃재를 퍼올리는 짜작발이 제걸음을 친다 제걸음을 친다


새벽 같은 깊은 밤

훼치는 장닭 목을 비틀어 잠든다

행여 겹덮인 눈꺼풀을 떼어낼 수 있을까

뒤척이고 뒤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