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어도 웃기를

by 용가리사내

내가 당신과 나눈 이야기를

마침내 하나의 글로 완성하는 순간

그때가 바로

내가 당신을 사랑하기로

다짐하는 시간입니다


꽃을 보지 않는 당신의 눈이

언젠가 나마저 알아보지 못하는 날이 오지 않기를

손톱으로라도 긁어

당신을 그리는 문장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나의 단맛에 미각을 잃은 당신이

곡기를 멀리하고 야위어가기 전에

입맛을 돋우는 산채나물 비빔밥을 지어 먹여야겠습니다


삽짝을 나서면 불안해

날마다 베란다에 꽃을 채워 가꾸어 온

당신의 작디작은 손을 이끌고

이제는 그 꽃말의 고향을 찾아 데려다주어야겠습니다.


내가 없어도

좋아하는 꽃을 보고

한껏 웃는

소나기 소녀로

살아가도록


흰밥을 지으며

나의 글을 마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