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용가리 사내
길을 걷는다
수평선에서 시작해 지평선에 닿았다
겹겹이 웅크려져 있는 산 그 속으로 희미한 여러 길이 있다
잘못 든 길인가 비켜간 길인가
가던 길 멈출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
온 길을 계속 걸을 것인가
한 번쯤하고 걸을 수는 없다
가다가 되물릴 수도
되돌아 다시 시작할 수도 없다
걷다 보면 걷는 길이 편안해질 것이다
애초에 정해진 새 길은 없었다
떠돌던 반딧불이 제각기 흩어져 손짓하는 길을 따라
묵묵히 두드리며 다듬고 새 길을 만들어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