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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욱 Jul 07. 2020

가해자와 피해자

최근 어느 걸그룹에 대한 이야기가 인터넷 세상에서 논란이 되었다. 해당 걸그룹을 탈퇴한 한 멤버가 다른 멤버에 의해 오랜 기간 괴롭힘을 당하고 그 때문에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논란이 확산되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멤버는 해당 걸그룹을 탈퇴하고 연예 활동을 중지하게 되었다.


괴롭힘을 당했다는 멤버가 SNS에 올린 자해 사진 등을 보면 동정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SNS를 통해 일방적으로 확산되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대한 위화감 또한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일단 가장 기본적인 전제를 확인하자. 당사자들 사이의 이야기에 대해 제삼자가 알 수 있는 사실관계에는 한계가 있다.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해서 우리는 알 수 없다. 연예계를 비롯한 유명인들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언론 매체를 통해 알 수 있는 정보가 있지만, 그 역시도 단편적인 사실이라는 점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더구나 한쪽 당사자의 SNS를 통해 전달되는 일방적 정보를 진실로 생각할 수는 없다.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관계를 확정 짓기 위해서 단편적 사실들 사이의 틈을 억측과 상상이 매운다. 


가해자는 악하고 피해자는 선하다. 피해자의 편을 들어 가해자를 응징하는 것은 옳다. 지금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편적 정보와 억측과 상상으로 만들어진 이해만으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르는 것은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인터넷과 SNS는 복잡한 현실을 단순하게 이해하는 데 익숙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단순화된 인터넷 세상은 너무나도 쉽게 분노를 유발한다.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을 비난하여 응징하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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