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유명한 길들
2017/09/04(월) | 런던 3일 차
비는 핑계고...
아침은 조식으로 가볍게 해결했다.
창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 그 핑계로 오전은 이동하지 않았다.
다운로드하여 두었던 드라마와 예능을 번갈아 보며 침대 위에서 시간을 늘렸다.
몸이 먼저 쉬자고 말하는 날이었다.
시계가 11시를 넘길 즈음, 이제는 나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루트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비틀즈의 애비로드.
그리고 영화 노팅힐의 배경이 되었던 그 거리, 노팅힐.
유명한 횡단보도는 공사 중
애비로드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사진 속에서만 보던 장소에 발을 올려놓고 서니
괜히 발걸음이 느려졌다.
다들 같은 장면을 찍고 있었지만
각자 조금씩 다른 속도로 길을 건넜다.
노팅힐은 영화보다 현실이 먼저였다.
색감은 생각보다 차분했고,
관광지라는 말보다 ‘우리 동네’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카메라를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굳이 많이 찍지는 않았다.
아니 찍을 상황이 없었다는 말이 맞겠다.
비 갠 후 맥주, 좋아
돌아오는 길,
저녁은 닭튀김으로 정리했다.
복잡한 식사는 필요 없었다.
숙소로 돌아와 씻고
짧게 하루를 접었다.
유명한 장소를 몇 군데 지났지만
기억에 남은 건
비가 그친 골목의 습기와
맥주 한 병의 끝맛이었다.
오늘 하루가 남긴 질문
유명한 장소를 다녀온 날보다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낸 시간이 왜 더 또렷하게 남을까?
오늘의 지출
마그네틱 4파운드
(비틀즈 애비로드 1969 ver.)
저녁 4.10파운드
윙 8조각 1.60 파운드
닭가슴살 1개 0.70 파운드
기네스 오리지널 500ml 1.80 파운드
(컵에 마셔야 진짜라지만, 병으로 마셨을 땐 조금 더 거칠고 탄 맛이 길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