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앉아 티브이를 보다 글을 쓰고 싶었다.
'주경야독(晝耕夜讀)'
요즘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현재 무직인 상태로 주휴야 휴(晝休夜休) 거나 주동야동(晝動夜動)으로 한가롭게 보내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을 시간에도 티브이를 보거나 잠을 자고 늦은 밤에는 축구를 보며 하루하루를 흘려보냈다. 이렇게 무의미한 한 달이 흘렀다. 스스로에게 편안한 휴식을 주고 싶었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 사진을 찍으라 재촉하지도 않았으며, 책을 읽고자 노력하지도 않았다. 물론, 글을 쓰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평소에 쓰는 아주 짤막한 일기만은 꾸준히 남기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휴식을 취한 지 한 달이 된 2월 24일 밤 00시 잠을 자려고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코타츠에 노트북을 열고 앉았다. 그리고 막연하게 브런치를 열었다. 브런치를 시작한 건 6년이 넘었지만, 수많은 작가 신청을 통과하지 못하고 표류 중이라 이글도 아마 누군가에게 보이는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자판을 열심히 두드리며 돌아가지 않는 두뇌를 열심히 회전시키고 있다. 그렇다고 엄청난 글을 쓰고 있지 않다는건 인지를 하고 있다. 그냥 글 쓰는 훈련을 하고 싶어서 쓰고 있다. 그리고 독서를 하며 보이는 새로운 단어들을 기억하기 위한 저장고를 만들고 싶다. 또한 개인적인 생각을 다듬고 정리해 두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막상 생각을 노트북으로 옮기고 있는 지금도 무엇을 쓰고 싶은지 모르겠다. 쓰다 보면 정리가 되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쓰고 있지만, 정리는 되지 않고 오히려 얽히고설키는 중이다. 이렇게 짧을 글을 쓰는데도 정리가 필요한데... 소설가를 비롯해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대단하다는 생각에 새삼 존경스럽다. 그리고 브런치에서 자신의 글을 쓰며, 인생을 남기는 사람들도 존경스럽다.
내가 쓰려는 글이 5년 전 브런치에 가입하던 날부터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하루하루 글을 쓰며 생각을 복잡하게 만들다 보면 언젠가 생각의 실타래가 풀려 생각을 자연스럽게 글로 옮길 수 있지 않을까? 짧게 생각하면 그렇다.
그냥 백수 한 달을 기리며, 생각 없이 쉬는 기간은 끝났으니 다시 몸도 마음도 생각도 깨우는 도구가 이 글이라는 생각이 쓰고 있는 지금 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