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보양식은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을 기원하는 바램.
오늘같은 땡볕 더위에 괜히 사서 땀내지 말고 초복 보양이나 하시라고 손바닥만 한 영계를노곤하게 삶아 백숙을 해서 점심으로 드시라고 왔더니..
일이 없으면 일감을 만들어서라도 하시는 우리 유한순 여사님은 앞뜰에서 호두알만 하게 주먹쥐고 주렁대기 시작한 감나무와 몸살나게 피어대는 꽃들을 살뜰히 살피시며 기특해서 어쩔 줄 모르시더니만..
뭘 심어도 그늘져서 못 살겠는 뒷뜰 귀퉁이에 장마가 지면 지하로 물이 스민다고 일손 사지않고 손수 땀을 비오듯 쏟으시며 시멘트를 찰지게 비벼 벽돌 틈을 일일이 메꾸고 마름질 하고 계셨다.
끓던 솥단지 채로 들고와 아직도 뜨거운 걸 내려놓고 나도 생각지도 않았던 일손을 보탰다. 시멘트 나르고, 찬찬히 펴서 꾹꾹 눌러 바르느라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났다.
엄마는 그 와중에 그래도 피어보겠다고 싹을 틔워 올라온 가죽나무 새순을 어디 한번 살테면 살아보라고, 행여 흠집 나고 다칠까 봐 보듬고 살피셨다.
다행이다, 마침 잘 됐다.
아침부터 마당에서 힘 쏟고 점심거리 마련 하실 거였으면 고단해서 점심 한 끼쯤 건너뛰었을지도 몰랐을걸 오늘은 백숙으로 한끼 해결 보셨네. 작년 초복엔 아빠랑 두분이서 다정하게 마주 앉아 서로 닭다리 하나씩을 뽑아 엄마는 아빠 그릇에 ,아빠는 엄마 그릇에 담아주시며 하나 더 드시라고 알콩달콩 하시더니 아빠가 떠나신 빈자리가 또 보인다.
에구... 우리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