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다시 돌아오는 거라고..
7월 말의 아스팔트는 이미 발바닥이 타들어갈 것처럼 잘 달궈진 후라이팬 같았다. 아이들 학교 방학이 시작됨과 동시에 '요이 땅' 하며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객들로 공항은 진작부터 북적대기 시작했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하늘로 붕 떠올라 공간이동을 하니 이 땅을 내리누르던 무게가 순식간에 가벼워져서 한쪽으로 기우뚱 할지도... 최소한 그만큼은 헐거워지겠구나 생각만 해도 숨통이 트이더라.
일주일간의 긴 출장을 끝내고 내룸메이트가 돌아온다. 꽃이 시들기 전에 돌아오겠다며 배웅나간 공항에서 품에 한가득 안겨주고 간 해당화는 책 갈피마다 잘 말려져서 기다림의 물증으로 이렇게 머문다.
"당신 부메랑... 곧 도착해요. 금방 보자."
비행기가 이룩하기 전 마지막으로 보내온 문자를 보며 내 심장이 먼저 당신을 눈치채고 뛰기 시작한다. 부지런히 얼큰한 해물찌게 넘치게 한 냄비 끓여놓고, 다른 때보다 더 정성들여 화장을 했다. 올림픽 대로가 막히기 전에 출발하려다 보니 당신을 태운 비행기가 도착하는 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앞서 마중을 나왔다.
28년을 함께 살면서 우린 공항에서 수없이 많은 이별을 하고 재회를 했었다.
여전히 나는 당신에게 가는 길이, 당신이 내게 오는 동안의 시간이 이렇게 설레인다.
"우리 둘 중 하나, 어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