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큐레이터한 Aug 29. 2018

#6 <유성화원 2018>

♡'-'♡♡♡♡♡


  #6 <유성화원 2018>

    ♡'-'♡♡♡♡♡


“난 눈물이 나려 할 땐 물구나무서기를 해... 그럼 눈물이 흐르지 않을 테니까”라는 대사로 인해 경악했을 시청자들이 많을 것으로 안다. 나 또한 적잖이 놀랐지만 일본 한국 꽃남도 봤는데 이 정도는 견딜 수 있다는 생각에, 위 대사를 만난 후 오랫동안 일시정지 상태로 놔두었던 드라마를 다시 재생시켜서 등록된 회차를 전부 감상했다. 모두들 이 고비를 한 번만 눈 딱 감고 넘겨 보도록 하자. 그렇다면 이 드라마가 꽤 매력 있는 드라마라는 사실을 알게 될 테니 말이다.




새로 나온 중국판 꽃보다남자, <유성화원>에 현재 내가 좀 빠져있으므로, 이 작품이 매력 있는 이유를 이곳에 적어두려 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어쩔 수 없는 꽃보다남자 시리즈의 특성은 눈감아주며 가야 한다. 클리셰적인 부분들, 오글거리는 씬들, 캔디형 캐릭터 같은 것들 말이다. 아무래도 이 시리즈는 캐릭터와 배우들에 잠시 풍덩 빠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알맞다.) 지금 난 다오밍스, 왕허디에게 홀릭되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 글에 적지 않은 덕심이 가미되어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


먼저, 이 드라마가 타 국가의 꽃남 드라마에 비해 자극적이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한다. 이번 <유성화원>(꽃남)은 기존 꽃남의 루트를 따라가지 않는다. 설정이 꽤 바뀌었다. 4명의 부유하고 개성 있고 매력적인 남자들이 F4라는 이름으로 뭉쳐 다니고, 외모도 집안도 평범한 여주인공이 그들과 엮인다는 메인 설정은 같지만 그 외의 것들은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예전 꽃남 드라마를 봤을 때, 그때야 재밌었지만 이젠 머리가 커져서 거북하게 느껴질 만한 요소들이 다소 배제되어있다. 비교적 자극 없이 담백하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었다. 일단 이 드라마에선 배경이 고등학교가 아니라 대학교다. 또, 고등학교 전체를 주름잡고 군림하는 F4가 아니라, 브릿지(카드 게임) 1인자들의 동아리 그룹 F4다. 높은 위치에서 거만하게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는 일진스러운 F4가 아니다. 대학 내에서도 그냥 우월하고 똑똑한 그룹이지, 엄청난 공포와 선망의 대상이 아니다. 막 밀가루 던지고 계란 던지고 물 테러하고 이런 거 없음. 스마트하게 브릿지 게임으로 대결한다.ㅎㅎㅎ 누가 말해주지 않고 보면, 드라마 초반에는 이게 꽃남인 줄 모를 것 같단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이렇게 설정이 바뀌었기 때문에, 두 주인공이 엮이는 것도 사뭇 다르게 진행된다. 기존 작품에선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괴롭히거나 깔보는 듯한 장면이 있었으나, 이 작품에선 그 강도가 철저히 약해졌다. (대체적으로 이 드라마는 기존 시리즈에 비해 유하게 흘러가지만, 둘이 엮이는 극 초반에서 보인 남주인공, 즉 다오밍스의 폭력적 태도는 최악이었다. 애써 까먹으며 중후반부를 달리는 중임.) 다오밍스의 초반 폭력적인 태도를 제외하면 자극적인 것들이 거의 없다. 그래도 꽃남 시리즈는 꽃남 시리즈인지라 주요 줄거리는 다 포함되어있는데, 그 이야기가 묘하게 다른 방식으로 흘러간다. 가령 여주인공을 모함하는 에피소드도 그랬다.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사진을 누군가가 찍어 여주인공, 산차이를 모함하는 이 에피소드에서는 산차이의 친구가 산차이에 대한 서운함과 자격지심 등 때문에 그 일을 꾀했다는 반전이 드러난다. 산차이가 문란하다는 소문이 밍더대학교 내에서 가십거리가 되는데, 곧 모함은 풀리고, 산차이는 그 친구와 갈등이 있었다가 용서를 한 후 다시 친구가 되어 예전처럼 생활한다. 이 청정함 보소....




또, 이 드라마가 기존 꽃남 드라마에 비해 크게 다른 점은 산차이의 캐릭터에 공을 들여줬다는 점이었다. 산차이가 밍더대학교의 신입생으로 나오고 F4가 밍더대학교 선배들로 나오기 때문에, 그들은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청춘들인 것,,,,☆ 드라마는 이 꿈이라는 키워드를 산차이에게 부여해준다. 요리를 꿈으로 안고 사는 산차이는 재능도 있고 아이디어도 넘친다. 심지어 <유성화원>에서는 산차이의 요리 경연 장면이 포함되어있다.(!) 갑자기 분위기 주말드라마,, 그러나 좋았다.ㅎㅎ 로맨스 말고도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북돋아주고 여주인공이 자기 성격의 장점을 더 긍정적으로 끌고 가는 데 도움을 주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첫 도전에 지레 겁먹지 않고 한계를 넘는 여주인공의 모습도 단연 돋보였다. 바람직한 남주인공의 태도였다.ㅎㅅㅎ


2018년 꽃남인 것이므로, 앞서 말했던 드라마 배경이나 설정을 재해석해 변경시킨 것뿐 아니라, 이 드라마는 중국 특유의 트렌디한 문화도 현명하게 반영시켰다. 위챗이라든지 위챗 페이, SNS, 모바일 게임이 자주 등장한다. <유성화원>에서는 전화를 하는 장면보다 위챗으로 음성메시지를 남기고, 듣고, 답으로 음성메시지를 남기는 장면이 주로 나온다. 또, 위챗 페이가 굉장히 활성화되어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중국에서 목격하고 왔다) 그런 부분들도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PPL로도 활용됨. 그리고 SNS가 스토리 전개에 자주 쓰였다. 심지어 중요한 순간에도 말이다. 가령 산차이가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그들 몰래 어촌으로 가서 생활할 때도, 레이가 SNS(인기 동영상을 모아놓는 플랫폼이었다. 페북은 아니고 그들만의 플랫폼인 듯. 어메이산 갔을 때 꼬맹이 중국 여자아이가 이용하는 걸 자주 봤다.)로 산차이의 행방을 알게 되었다. 산차이의 모함 에피소드도 밍더대 SNS로 퍼진 것이었고, 다오밍스와 산차이의 관계가 냉랭할 때도 SNS로 서로의 근황을 확인하며 더 냉랭해졌었음. 이 드라마를 보면서 더 놀랐던 부분은 모바일 게임이 예상보다 훨씬 더 그들의 실생활에 녹아있다는 사실이었다. 무려 파티를 결성해서 소통도 한다. 심지어 산차이가 위기에 빠지는 순간에서도 모바일 게임이 한몫했다. 다오밍스가 모바일 게임을 통해 산차이가 자리를 비웠다는 사실을 깨닫고 구하러 나가기 때문이다.ㄷㄷ 산차이가 동창회

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그때 함께 즐겼던 게임 추억 이야기를 나누며 안부를 묻는 장면까지도 있었다. 중국에서 스마트폰 활용을 잘 하지 못하면 그들의 생활 속에 녹아들지 못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또 좋았던 부분은 시경이라든지 명언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것. 개인적으로 중국의 시, 그들의 진심 박힌 문장들을 사랑하므로 그런 부분이 나올 때마다 감격하며 여러 번 돌려봤다. (사족이지만, 중국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멋있는 말 원래 많이 하는 건지,,, 넘나 갬동,,, 중국 친구가 써준 편지는 마치 길게 쓰인 시 같더랬다. 물론 해석을 완벽하게 하진 못했지만 말이다,,) 19회에서 산차이가 다오밍스 어머니 앞에서 피아노를 치며 읊조리는 말은 정말 강단 있고 멋있는 말이었다. 우리나라 꽃남에선 애달프게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불렀던 것으로 기억한다. 국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장면을 비교하며 보는 것도 이 드라마의 작지 않은 재미다.




사실 스토리는 뭐, 꽃남들이 그래 왔듯 아주아주 대단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든지 촘촘하게 짜여있다든지 그런 묘미가 있진 않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약간의 애정, 이목구비 뚜렷하고 잘생긴 남자 배우에 대한 애정, 꽃남의 국가별 차이에 대한 궁금증 정도만 갖고 있다면 당장 시작해보라고 권유해보고 싶다. 다오밍스와 산차이, 둘의 관계도 지금까지의 꽃남들에서도 그랬듯 넘나 순수하고 귀엽다. (13회에서 둘이 게임하다가 잠들고 얼굴 낙서하는 씬은 정말 아끼는 씬이다. 너무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순수하고,,, 최고.) 같이 뛰어놀고 같이 공부하는 이 커플의 티격태격, 꽁냥꽁냥 케미가 궁금하다면, <유성화원> 어디 한번 시작해보는 것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자기 얼굴 모양 쿠키를 애지중지하며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진 다오밍스는 정말정말정말 귀엽고, 다오밍스 생일 파티장에서 다오밍스가 산차이와 그곳을 빠져나갈 때 그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친구들의 모습도 감격스럽다.





다오밍스가 너무나 내 이상형이라는 사실을 잠시 제쳐두더라도, 이 작품은 참 매력 있고 애정 가는 드라마다. 내가 만나서 인연을 맺어온 중국 사람들처럼 이 드라마는 참 유순하고 편안하다. 세월이 꽤 흘렀으니, 새로 태어난 <유성화원>은 많은 부분이 달라져야 하는 게 맞긴 하다. 똑같았다면 조금은 실망했을 것도 같다. (앞에서도 언급하긴 했지만, 폭력과 설렘의 의미에서 헤매는 장면들이 아쉬웠던 건 사실.) 국가도, 시대도, 트렌드도, 세대도 바뀐 이 드라마 <유성화원 2018>이 궁금하다면, 잘생기고 귀여운 다오밍스가 궁금하다면, 순수하고 러블리한 다오밍스X산차이 커플의 케미가 궁금하다면 바로ㄱㄱㄱㄱㄱㄱ.



+ 왕허디♡ (출처 : 이미지 속)

매거진의 이전글 #5 <김비서가 왜 그럴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