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에도 스토리가 필요해
최근에 <저스트 메이크업> 프로그램을 흥미롭게 시청했습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지만,
제 마음을 울리는 건 메이크업에 담긴 '스토리'였습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순간 이미 출연자들의 실력은 충분히 인정받는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차이를 만든 것은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메이크업에 담느냐였죠.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아름다움에 대한 해석이 돋보였던 네버데드퀸님의 <잊히지 않는 온도>란 작품이었습니다.
과정을 본 심사위원님은 ‘혹시 아프게만 (분장) 하실 건 아니시죠? 뷰티 요소는…?’이라고 묻자,
네버데드퀸님은 뷰티 요소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상처로 가득한 그녀의 작품은 표면적으로 살펴보면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해석은 아름다웠죠.
네버데드퀸님의 해석 중에 '뜨거운 사랑이 남긴 흔적'이란 표현에서 우리는 모델의 아픔을 아픔으로 보지 않고, 이 흉터를 만든 아름다운 사랑을 떠올리게 하죠.
얼마나 뜨거웠으면, 이렇게 흉이 졌을까, 그런데 그 사랑의 흔적과 아픔을 과연 추하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대범한 질문을 던지는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예전에도 제가 "창의성이란 서로 다른 개념을 융합해 새로운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쓴 적이 있습니다.
이 작품 역시, '흉터' + '사랑'이 융합된 훌륭한 창작이었습니다.
2번째로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손테일님의 라스트 터치 작품이었습니다. 피카소의 입체파 작품을 재해석해 내면의 양면성을 표현한 메이크업이었죠.
립스틱의 과감한 터치는 보이지 않는 이면의 마음, 상반되게 갈라진 감정을 상징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통해 피카소가 인물을 담아냈던 깊이와 아티스트가 느낀 우울한 감정의 결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메이크업 요소 + 입체파 회화 + 내면의 우울과 양면성이라는 조합 자체가 매우 참신했습니다.
3번째로 마음을 울린 작품은 1위를 하신 '파리 금손'님의 작품이었습니다.
파리금손님의 기술을 사랑하신 어느 심사위원 분은
LED 눈썹하나에 기댄 메이크업이라 아쉽다는 평도 있었지만
사실 LED 아이라인의 조합이라는 '선택' 자체가 이미 창의적인 시도였습니다.
70년대 레트로 감성 + LED 아이라인은 조합은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혁신적이고 혁명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런웨이 코리아>란 프로그램에서 이소라 심사위원님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를 받고, 진부한 디자인은 외면당한다.'
저는 이렇게 바꾸고 싶습니다.
'진보한 해석은 박수를 받고, 진부한 해석은 외면당한다.'
우리는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합니다.
이미 본 것을 다시 보는 데는 흥미를 잃곤 하죠.
그래서 창의성이란 것은 결국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개념을 결합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해석이 등장할 때, 우리의 마음은 움직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점 위에 '한 스푼 다른 나만의 해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저스트 메이크업>의 아티스트처럼 당신의 아이디어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개념을 과감히 결합해 보세요.
그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파리 금손님들이 다양한 재료를 모은 것처럼,
우리도 다양한 시도를 위해 많은 인풋활동(책 읽기, 음악 듣기, 영화 감상 등의 다양한 활동)이 필수적이란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
17일에 써둔 글이었는데, 아이의 독감과 2개의 중요한 프로젝트로 인해 업로드가 늦었네요. ^^;;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좋아요' '구독' '댓글'은 많은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