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캐릭터는 가면 뒤에 숨어있다

감동이 있는 이야기의 원리 3

by 나재원

이야기의 존재 이유는 우리의 삶의 이면을 다루는 것이자, 인간에 대한 이해를 다루는 것입니다.


캐릭터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사람을 판단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캐릭터는 나이, 지능지수, 성별, 말하는 스타일, 주거지, 자동차, 의상선택, 교육 정도, 직업, 개성과 예민함의 정도, 가치 체계와 태도일까요?


이것은 캐릭터가 아닙니다.


캐릭터는 그 사람의 본성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토이 스토리 1>의 우디의 캐릭터는 '천과 솜으로 된 서부시대의 보안관 장난감'일까요?

'앤디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난감'일까요?


캐릭터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보다 본질적인 것.

즉, '주인 앤디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난감이길 원하고, 자신의 지위가 떨어지는 걸 참을 수 없는 우디의 본성'이 우디의 캐릭터입니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고 싶은 것은 천과 솜으로 된 서부시대의 보안관 장난감의 활약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자신의 지위가 떨어지는 걸 참지 못하는 우디가 스스로 약점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것(명예와 지위보다 더 중요한 걸 깨닫는)이 보고 싶은 것이지요.


물론 우디가 천과 솜으로 된 장난감이란 설정은 (여러 제약들로 인해 흥미를 자아내는) 재미 포인트이자 셀링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관객들이 기대하는 것은 그 사람의 본모습이며, 그 본모습이 낱낱이 파헤쳐지고,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성장하길 바랍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캐릭터를 파악하는 관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차를 타고, 어떤 집에 살고,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에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위기의 순간 맞서는 사람인가 도망치는 사람인가가 진짜 본성(캐릭터)이란 뜻입니다.



로버트 맥키의 스토리 : 현존하는 작법서 중 가장 탑


다음은 '로버트 맥키의 스토리'라는 책에서 좋은 부분은 몇 개 발췌해 보겠습니다.


그 사람의 본성(됨됨이)은 위기에 닥쳤을 때 드러나며, 진정한 성격은 가면(직업, 나이, 등등의 겉으로 보이는 것) 뒤에 숨어있다.


“진정한 성격은 인간이 어떤 압력에 직면해서 행하게 되는 선택을 통해 밝혀진다. 그 압력이 크면 클수록 성격은 더 깊숙이까지 드러나게 되며, 성격이 핵심적인 본성으로부터 행해지는 선택은 좀 더 진실성을 띤다.


“작가들은 인물 속으로 파고들어 그의 면면과 잠재력을 발견한 뒤 그 인물 특유의 성향에 꼭 맞는 사건을 만들어낸다.”



어때요?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이 생각보다 재미있지 않나요?

첫 줄에 썼듯이 이야기의 존재 이유는 우리의 삶의 이면을 다루는 것이자, 인간에 대한 이해를 다루는 것입니다.


우리는 인간을 보다 깊이 있게 탐구하고 싶어 합니다.

보이는 것을 넘어 이 사람만의 본질을 꿰뚫길 원하고, 진심으로 이해하고 소통하길 원합니다.


과거부터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기에,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고,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었을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영화를 시청하는 행위는 너와 나에 대한 이해, 그리고 우리에 대한 이해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통해, 책을 통해, 긴 서사를 통해, 우리의 인생과 인간을 좀 더 깊이 있게 음미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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