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를 보내며

2024년, 나의 청춘 기록

by 드래블러

나이를 먹을수록 한 해가 빨리 지나간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 새해 첫 다짐들을 세웠던 기억이 채 흐려지기 전에 벌써 또 다른 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늘은 올해 해왔던 경험들을 돌아보고 내년에는 또 어떤 새로운 모험과 일들을 경험하며 살지 잠시 회고하려고 한다.



1. 독립출판 하기

2022년 무더운 여름날, 카페에 앉아 작업을 마치고 지인분의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가 담긴 책(우는 대신 걸을게요)을 읽었다. 그전까지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였기에, 그 책에 담긴 솔직한 길 위의 이야기가 나를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끌었다. 다정하게 눈인사를 보내는 일상 속에서, 길 위의 사람들과 함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삶. 나에 대한 확신과 불안이 점차 커져가던 대학교 4학년 시절의 나에게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떠나기 한 달 반 전, 부랴부랴 파리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고 친구와 함께 여행 계획을 세웠다. 여행의 설렘으로 가득 차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은 금세 흘러갔다. 이윽고 38일간의 여정을 시작할 비행기에 탑승했을 때에는 이륙하기 전 마음속으로 이번 여행지에서의 여정을 기록한 뒤 돌아와서 꼭 책으로 출판하리라 다짐했다.


새로운 만남에 웃기도 하고, 힘들고 지쳐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에 한숨을 쉬기도 하며, 때론 감동에 벅차올라 울기도 했던 나의 여정. 그 여정이 2024년 4월에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여행 중 매일 끄적였던 일기장을 펼쳐 기억을 되새기며 한 장씩 정성스레 정리했다. 이후 독립 출판을 위한 교육을 듣고 용지 선택부터 책 디자인, 사이즈, 유통 등 모든 것들을 혼자 결정했다. 새벽까지 오탈자를 수정하느라 눈이 충열되고 아프기도 했지만 내 책이 인쇄소에서 찍혀 나오던 그날을 잊지 못한다. 인쇄 감리를 위해 파주의 인쇄소로 향했던 날, 수많은 책들이 찍혀 쌓여있는 인쇄소의 빳빳한 책 냄새가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무사히 잘 찍혀 나오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입가에 웃음기를 머금었던 나에게 가제본 한 장을 돌돌 말던 사장님은 "작가님의 첫 책이네요. 축하드려요. 이건 기념품으로 가져가세요!"라는 말을 건넸다.



그렇게 2024년 4월, 나의 첫 여행 에세이인 "배낭 메고 떠날 용기"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내 책이 세상에서 나오던 날, 가장 먼저 엄마와 아빠에게 책을 선물했다. 그리고 고맙게도 내 책을 구매해 준 주변 지인들의 따듯한 응원을 잊지 못한다. 나는 그렇게 받은 감사함을 오롯이 내가 혼자 가져가지 않는다. 좋은 게 있으면 함께 나누는 삶, 내가 가장 지향하는 삶이다. 고맙게도 책을 구매해 주신 분들 이외에 이 책이 있기까지 나의 그 과정을 보셨던 분, 가장 먼저 책 원고 정리를 할 때 매일 찾아갔던 카페의 사장님에게 책을 선물했다. 책이 나오면 선물하겠노라 다짐했던 그 리스트에 자신이 있을 줄 몰랐다며 너무 좋아하시던 사장님은 그날 저녁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다.


'카페 처음 시작할 때부터 와서 노트북을 열어 항상 무언가를 열심히 하던 청년은

언젠가 건강하게 그을린 얼굴로 찾아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왔다고 말했다.

깊은 고민이 담겨 있으면서 다정함을 잃지 않는 청년의 책을 보며, 그 시절의 나를 떠올려 보았다.

다음엔 어떤 성장한 모습으로 나를 놀래키려나. 아름다운 청년 꽃길만 걷기를.'


책 안에 담긴 다정했던 나의 모습처럼, 2025년도 온기를 가진 한 해를 보내고 싶다.



2.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취업을 서두르는 대신 내가 조금 더 좋아하는 것에 몰두해 보기로 했다. 덕분에 본가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책을 정리하다 잠시 휴식이 필요하면 항상 엄마와 함께 드라이브를 하고 댐이 잘 보이는 카페에서 쉬어갔다. 나는 아메리카노, 엄마는 딸기 요거트 스무디. 단골이 되어버린 사장님은 이제 말하지 않아도 우리의 메뉴를 알고 계실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또 올해에는 우리 가족에게 큰 선물이 찾아왔다. 바로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나의 조카다. 집 바로 근처에 사는 누나 부부 덕분에 조카가 조금씩 크는 모습을 매일 지켜볼 수 있었다. 너무 어렸기에 가족과 집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면, 내년에는 밖에서 함께 추억을 만들고 싶다.



3. 외국어 공부하기

영어 회화를 공부한다고 했지만, 올해 주변 지인과 영어 단어를 공부할 수 있는 어플을 함께 사용해 회화 실력이 크게 늘지는 않았다. 내년에는 회화를 목표로 영어와 스페인어를 공부해 볼 예정이다.


4. 건강

2024년에는 거의 매일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했다. 날이 조금 추워진 12월에는 조금 나태해지기도 했지만 확실히 건강해졌다. 내년에는 복근을 목표로 식단도 해보고 조금 더 나를 가꾸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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