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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awer Nov 03. 2019

파리 맛집 산책

Si on allait au resto?





  내게 가장 큰 보물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어벌쩡하게 "구..구..구글 지도..?"라고 대답할 것 같다. 아니 도대체 구글 지도가 뭐길래 <가장> <큰> <보물> 이냐고...?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부럽지 않은.. 전 세계 맛집이 내 구글 지도에 찍혀있다 이 말이야. 그중  프랑스 파리 맛집은 현지인보다 꿰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그래서 오늘은 재능 기부 특집으로 준비해봤다. 서유럽의 꽃, 프랑스 파리를 방문할 예정이 있는 독자들에게 바친다. 에디터 부스러기와 함께하는 파리 맛집 산책, Afternoon in paris에 온 걸 환영한다.















시작은 달콤하게 평범하게 Brunch에게 끌려

  느지막이 일어나 근처 카페의 브런치 메뉴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여행의 특권일 것이다. 사실 프랑스 사람들의 아침은 간단하다. 크루아상 하나에 에스프레소 한 잔. 혹은 시리얼 한 접시. 그런데 우리는 여행객이니까. 조금 더 사치 부려보자.






The hardware société

10 Rue Lamarck, 75018 Paris


  호주 멜버른에서 물 건너온 카페로 아침 겸 브런치 전문 카페다. 몽마르트르 근처에 위치해있으니 접근성도 나쁘지 않은 편. 상당히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 나는 Pain perdu가 충격적으로 맛있었다. 부드러운 계란과 고소한 버터 그리고 달달한 Confiture의 삼합은 도저히 잊을 수 없는 맛이었지. 그러니 정통 프렌치토스트를 즐기고 싶다면 이곳에서 꼭 Pain perdu를 먹길 바란다. 참고로  베지테리안, 글루텐 프리 메뉴도 준비되어있다.








Cafe marlette

51 Rue des Martyrs, 75009 Paris


나에겐 꿈이 있었다. 보일드 에그, 잼, 버터, 빵, 베이컨, 잠봉, 샐러드, 주스, 커피를 한 테이블에 늘어놓고 먹는 아주 작은 꿈. 그리고 나는 이 꿈을 marlette에서 이뤘다. 단돈 24.90유로에. 한 끼에 약 삼만 원이나 하는 돈이지만 어디서 이런 호사를 누려 보겠는가. 여행에서나 누려야지. 11시부터 이 멋진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니 참고하길 바라며. 당신들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그 분위기를 느껴 볼 수 있기를.










어이, 가이드 양반. 지금 파리에서 가장 핫한 게 뭐요?

네, 고객님. 지금 파리는 이탈리안이 대세입니다. 아니 이탈리안은 대세랄게 없는 스테디 아니냐고? 하지만 스테디가 베스트고 베스트가 핫 한 거 아니겠는가. 그리고 무난함 속에서 특출 나는 거, 그거 참 어려운 거다. 하위 레스토랑은 그걸 해냈기 때문에 리터럴리 HOT한 거고.






Daroco Bourse

6 Rue Vivienne, 75002 Paris


팬시하고 모던한 느낌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 젊은 친구들이 자주 가는 곳. 가격도 나쁘지 않아서 점심시간에는 근처 회사원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이탈리안 피자 전문점답게 다양한 종류의 피자들이 있는데, 하나씩 도전해 보는 것도 재미다. 점심때보다 저녁 시간에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와인 한 잔 같이 걸치며 클래식한 유럽 분위기를 즐기기 제격이니까.








popolare

111 Rue Réaumur, 75002 Paris


파리 이탈리안 F&B에서 빅마마 그룹을 빼놓을 수 없지. 2015년 바스티유 근처에 혜성처럼 등장한 오베르 마마를 시작으로 이제는 파리에만 지점이 여섯 개란다. 웬만한 곳 다 방문해봤지만,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Popolare가 가장 접근성도 좋고 매장 분위기도 좋더라. '피자' 전문점이니 타 메뉴보다 피자를 추천한다. 아.. 그리고 여기 웨이팅 장난 없다. 예약도 안된다. 무작정 놀이공원 놀이기구 기다리듯 기다려야 하니, 오픈 시간에 맞춰 가기를.







Pink mamma

20bis Rue de Douai, 75009


빅마마 그룹 체인 중 한 곳으로, 이곳에서는 이탈리안 티본스테이크를 판매한다. 각 지점마다 특별한 메뉴가 하나씩 있는데 Pink mamma에서는 이 스테이크가 특별 메뉴인 것이지. 이탈리아 피렌체의 티본스테이크를 파리에서도 즐길 수 있다니 참 매력적이지 않은가. 인테리어는 또 어쩜 그렇게 빈티지한지. 만약 당신이 이 곳에 가게 된다면, 운 좋게 4층으로 안내받기를 기도하겠다. 통유리의 루프탑 테라스에서 파리의 햇살을 맘껏 받으며 식사할 수 있도록..








Biglove caffé

30 Rue Debelleyme, 75003 Paris


이름에서부터 눈치챘을 것 같지만.. 맞다. 빅마마 그룹 체인점이다. 그러나 이 곳의 특별 메뉴는 Big kiff sucrés, 개좋아 단 거 되시겠다. 타 지점에서는 맛볼 수 없는 핫케이크, 에그 베네딕트 등 더 다양한 디저트 겸 식사 메뉴를 즐길 수 있으니 취향 따라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아, 빅마마 그룹 타 지점에서는 디저트로 티라미수를 판매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탈리안 티라미수 말해 뭐해.  디저트까지 한 방에 해결하고 싶다면 티라미수도 야무지게 먹고 나오자.








여기 라따뚜이 한 그릇 말아주세요.

그래, 프랑스까지 왔는데 서운하게 프렌치 한 번 안 먹고 떠날 수 있나. 그런데 또 내 지갑 사정을 보아하니 머쓱하기만 하고. 그래서 너~무 고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Picard 냉동식품 맛이 나는 관광지 근처 비스트로 감성도 아닌! 모던 프렌치 비스트로 두 곳을 소개해보겠다.







Seb’on

62 Rue d'Orsel, 75018 Paris


부부가 운영하는 정말 작은 프렌치 비스트로기 때문에 예약 필수다. 안일한 마음으로 오픈 시간에 맞춰가면 되겠지 하면 큰 코 다친다. 파리 18구라 접근성도 별로인데, 막상 갔다가 허탕 치면 화만 나니 최소 이 주 전에는 예약하도록. 시즌 별로 메뉴가 변경되니 신선한 식재료로 만들어진 프렌치를 먹을 수 있다. 음식 퀄리티에 비해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으니 스타터, 본식, 후식까지 코스로 즐기고 나오자.









Septime

80 Rue de Charonne, 75011 Paris


  2014년 오픈 후부터 매 년 파리의 핫한 레스토랑으로 꼽히고 있는 곳. 아니, 어쩜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 3주 전부터 예약을 받는다. 그러니 이곳도 예약 필수다. 매 번 메뉴가 바뀌지만 생선과 해산물을 주로 사용하는듯하다. 적당히 도전적이면서 깔끔한 프렌치를 즐겨보고 싶다면 런치 때 방문하는 걸 권한다. 디너에 비해 예약도 쉽고 가격도 저렴하니까. 참고로 이 곳은 '프랑스어'로만 예약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지 않나. 파파도치야 고마워!









자기야, 익숙한 게 가장 무서운 거야

프렌치, 이탈리안, 브런치 다 좋다 이거야. 그런데 어떻게 아시아 사람이 이런 것만 먹고살 수 있나. 해외까지 나왔으니 한식 먹기는 아깝고, 그러면 만만한 동북아시아 푸드라도 먹어줘야지 어쩌겠어. 프랑스 쌀국수 맛있는 건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니, 좀 색다른 그러나 익숙한 것들로 데려와봤다.






Trois fois plus de piment

184 Rue Saint-Martin, 75003 Paris


  런치, 디너 상관없이 마레에 쭉 늘어진 줄을 발견하게 된다면, 아마 이 곳일 것이다. 사랑한다는 말로도 아쉬운 곳, Trois fois plus de piment.. 세 배 더 맵게. 여태 느끼한 버터와 퍽퍽한 빵만 먹었으니 자극적인 화자오로 입을 씻어 줘야지. 화자오 듬뿍 넣은 탄탄멘, 만둣국을 입에 넣는 순간, 순식간에 입맛이 재정비되는 맛이랄까. 여기에 칭다오까지 한 잔 하면 그 날은 자극에 죽고 자극에 사는 날이다. 아, 고수를 못 먹는 사람이라면 주문 전에 꼭 고수 빼고를 요청해야 한다. (여기 종업원 분들 영어 잘 못하시니,  Sans coriandre S.V.P 썽 꼬히엉드ㅎ 씰 부 쁠레 라고 말하자.)







Pontochoux

18 Rue du Pont aux Choux, 75003 Paris


 간단히 먹고 싶은데, 빵은 지겹고 쌀이 먹고 싶다면 이곳만 한 곳이 없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골든 카레와 돈가스, 치킨가스의 조합이니까.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가격 대비 정말 적은 양의 음식과.. 매우 좁은 가게 내부. 그래서 정말 <간단히>, <빠르게> 먹고 나오기 좋은 곳이다. 근처에서 볼 일 보기 전, 때마침 찾아온 점심시간을 적당히 보낼 수 있는 곳.








 



  모두가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만한 식당들로 꾸려봤다. 반응이 좋으면(?) 비스트로, 펍, 와인바 리스트로 한 번 더 찾아오고 싶다. 커피는 맛이 없지만 디저트는 끝내주는 디저트 맛집들도 소개해보고 싶고. 내가 배부를 때까지 아마 내 구글 지도는 계속 배고플 예정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부스러기의 파리 맛집 산책을 기대해줬으면 좋겠다.







Bon appet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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