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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awer Nov 13. 2019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

당신의 이유도 우리와 같나요?






  여행에 미치다, 유디니, 마이 리얼 트립, 여락이들 등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여행과 관련된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아마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이 여행을 좋아하고, 즐기고, 떠나고 싶다는 방증이겠지. 이렇게 모두가 여행을 좋아한다고들 하는데,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여행을 떠날까. 어째서, 무슨 이유로 어디든 그렇게 떠나고 싶어 안달이 났을까.


  그래서 일단 draw.er 에디터들의 이유를 들어보기로 했다.

 


  당신들은 왜 여행을 떠나는가. 무엇이 당신을 방랑하게 만드는가.











Q. 당신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스 산토리니 / 가파른 절벽 너머 상념을 던질 수 있는 곳


인센스스틱

'여’기가 ‘행’복하지 않아서.

현실도피성 목적이 크다. 지금 내가 있는 곳, 즉 일상엔 내게 잡념을 주는 것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난 떠나야만 내 눈과 머리에서 그 잡념들을 치울 수 있다. 그게 내가 여행을 가는 이유다.






영국 런던 프롬로즈힐 / 자유로운 대화가 오가는 곳


6미리테잎

책 <여행의 이유>에서 김영하 작가는 말한다. 여행은 섬바디에서 노바디가 되기 위함이라고.

나는 조금 다르다. 'Anybody'가 되기 위해 떠난다. 새롭게 만나는 사람, 장소, 음식 곳곳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나와 조우한다. 여행은 내가 자유롭게 '아무나' 되기 위해 떠나는 과정이다.






프랑스 안시 / 에메랄드 빛 호수에서의 한 낮


부스러기

낯설고 싶어서 떠난다.

매일 걷던 거리, 매일 보던 풍경, 매일 마주치던 사람들에서 벗어나 내던져지고 싶을 때 떠난다. 삶이 끔찍할 만큼 무료할 때, 리즈너블 한 유료로 내 HP(Hit Point)를 늘려주는 건 나에겐 아직까지 여행뿐이기도 하고. 일 년이고 이 년이고 몇 년 동안 곱씹을 수 있는 것도 여행뿐이잖아.






포르투갈 리스본 / 다신 없을 그 노을, 그 저녁


도장쿠폰

내게 여행은 "그럴듯한 좋은 이유"다.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하하 하고 넘길 수 있는 그런 좋은 이유. 좀 사치를 부려도 되고, 한국이었다면 가볼 생각도 못했을 호텔에서 며칠 예산을 쏟아 붓기도 하고 말이다. 언제 다시 올 지 모른다는 변명 같은 구실로 발길이 닿는 곳에 내 시간도 돈도 "묻고 더블로 가!" 할 수 있다.






이탈리아 베니스 /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첫날


여행엽서

현실이 지루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문화와 음식을 경험하는 게 즐겁다. 또한 열심히 일한 나를 위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면세점은 덤이다.






대한민국 제주도

감기약

미래의 나를 위해서 여행을 간다. 나는 현실에 쩔어서 지치고 모든 게 귀찮아지면 여행 갔을 때 사진이나 메모를 보고 힘을 얻곤 한다. 여행은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를 위해 만들어 놓는 일종의 초콜릿 상자다.






스위스 인터라켄 / 평화로움만이 가득한 곳


전직장명함

현실을 잊기 위해서.

여행을 가면 온전히 기본적인 생각만 하면 된다. 오늘 뭘 먹을지, 무엇을 할지, 어떻게 갈지, 어디서 잘지. 여행을 가면 원초적인 생각만 하기에도 하루가 짧다. 그래서 내가 처한 현실을 잊기 쉬워 여행을 간다.













  제 각기 다른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그러나 여행 앞에서는 모두 동등한 여행자 신분이다. 서로 다른 이유로 떠났던 여행이지만, 우리 모두 여행자의 신분을 맘껏 즐기며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누군가는 Refresh를, 누군가는 행복을, 누군가는 면세점을 위해 떠난단다.



그렇다면 당신이 떠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이 당신을 방랑하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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