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awer Nov 24. 2019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일단 먹읍시다

맛집 추천 들어간다 입 벌려




출처: JTBC 방구석 1열, 영화 <살인의 추억>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 송강호의 대사가 보여주듯 한국인의 인생에서 먹는 행위를 빼놓을 수 없다. 온갖 예능 프로그램에선 누가누가 많이, 맛있게 먹느냐를 다루고 심지어는 먹방 비제이라는 직업까지 탄생했다.



  마치 우리는 먹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처럼 살아간다. 사람이 넘치는 지옥철 안에 몸을 욱여넣어 출근하고, 상사한테 깨지고, 피곤한 정신을 카페인으로 깨우며 일하는 이유도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 아닌가?


  그래, 이왕 먹을 거면 제대로 맛있는 걸 먹어보자. 그래서 오늘은 drawer에디터들이 맛집 추천을 해보려고 한다. 각자 자기의 구역에서 자기가 가봤던 최고의 식당을 소개한다. 나만 혼자 알고 싶은 홍대 병 감성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식당의 번영을 위해, 그리고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동지로써 여러분께 이 글을 바친다.







로지스시

공릉 / 여느 보통의 초밥에 질렸다면

“생활의 달인 치고 거 너무 소박한 거 아니오!”


  차려주신 실력에 비해 소박한 가게를 운영 중인 생활의 달인 공식 30기 주방장이 숨어 있는 곳. 일명, 서민표 오마카세. 주인장의 재치 넘치는 입담과 달인표 레몬소스가 곁든 초밥을 먹고 싶다면 이 곳을 추천한다. 여느 보통의 12피스 초밥을 상상한다면 단연 실례. 기성 초밥과 다른 주인장의 독특한 조합을 엿볼 수 있다. (달인이 좋아하는) 참치 뱃살 덮밥과 (에디터가 가장 좋아하는) 토치로 겉면을 살짝 구운 연어 아부리가 단연 일품이다. 특히 연어 아부리는 소금만으로 간을 한 게 특징인데, 입에 들어가자마자 혀의 오감을 때리고 솜사탕처럼 사라지는 마법을 체험할 수 있다. 허풍인지 아닌지는 직접 찾아가서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아, 가게의 허름한 외관만 보고 실망하진 말길, 주방장이 설치해놓은 겸손한 방어막에 불구하니. 실력만큼은 결코 허름하지 않다는 건 보장한다.







현고대닭발

이수 / 아는 맛인데 또 새로운 맛


  여기저기서 치이고 스트레스받은 당신, 열이 잔뜩 받아 어디서 풀고 싶은데 풀 곳이 없다면? 현고대닭발로 가자. 쫀득 맵싹 한 닭발의 매력에 빠진 이후로 여러 식당을 가봤지만 이런 양념은 정말 처음이다. 그냥 무식하게 맵기만 한 것도 아니고 쓰읍 하 하면서 계속 집어먹게 되는 매운맛!  무뼈 닭발, 국물 닭발 취향껏 골고루 시키고 위에 주먹밥을 말아 올린다. 계란찜과 시원한 소맥을 시키는 것도 잊지 말 것. 가방끈 긴 츤데레 사장님께서 아찔하게 차가운 술들을 준비해놓으셨으니 말이다.

초벌구이 된 닭발이 영롱한 빛을 띠며 철판에 진득이 눌어붙을 때, 닭발 속 콜라겐이 녹아나 진득한 국물이 될 때, 내 심장은 또 한 번 요동친다. 기본으로 나오는 우동장국을 매울 때마다 호록 떠먹어주면, 세상을 살아갈 이유가 생긴다. 한 입 더 먹어야지...






(진짜 동네 맛집은 사진 찍는 시간도 아깝다.)



곱창마을


구로 / 매콤한 야채곱창이 땡긴다면

  스트레스받는 날, 당면과 야채와 곱창의 완벽한 조화를 느끼고 싶다면 이곳이다. 입맛에 따라 좀 더 매콤하게, 당면 많이 넣어달라 하면 요구 사항도 들어주는 착한 집. 쫄깃한 곱창을 한 입 먹으면 자연스럽게 술이 술을 부른다. 마지막으로 부추가 가득 들어간 볶음밥으로 향긋한 마무리까지. 집 근처 시장에 위치한 곳으로 곱창 마니아인 가족들의 입맛에 딱 맞아 한 달에 3-4번 가는 단골집이다. 고척 돔구장에 올 일이 있다면 붐비는 골목을 지나 들렀다 가길 추천한다.







참새방앗간

당산 / 푸짐한 돼지찌개와 짭짤한 꼬막 맛집


  찬바람 부는 날, 미닫이 문 드르륵 열고 들어가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 사이에서 먹는 돼지찌개 맛을 아는지. 매콤한 국물 한 입에 같이 들이키는 소맥은 매서운 겨울날의 생명수다. 여기에 같이 먹는 짭짤한 간장 양념의 꼬막 찜은 소주 안주로 제격. 꼬막 한 입에 소주 한 잔 하다 보면 어느새 볼링핀마냥 늘어진 소주병을 보게 될 것이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이 곳의 맛과 멋을 알아버린 당신은 참새방앗간을 쉽사리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담택

합정 / 깔끔한 시오라멘이 일품


  속을 뜨끈하게 데워주는 게 먹고 싶지만, 또 너무 헤비 한 건 싫을 때. 소금으로 간을 낸 시오라멘을 먹어보자. 많고 많은 라멘 집 중, 왜 하필 이 곳이냐 묻는다면 대답해주는 게 인지상정. 유자와 라멘, 따뜻한 푸라푸치노 같은 둘의 조합이 기막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하나 더. 레몬과 라멘 조합도 있으니 끌리는 대로 먹어보자. 따뜻한 라멘 한 그릇에 들어있는 요소 하나하나가 완벽한 담택, 사장님 부부의 친절함까지 더해져 뜨끈하기까지 하다.











  현대 사회에서 최소 비용 최대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당연 먹는 행위 아닐까. 힘들고 지칠 때 적당한 소비로 빠른 쾌락을 안겨주는  역시 맛있는 음식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우리가 추천한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와 걱정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