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다는 농담>을 읽고
요즘 마음이 굉장히 소란스럽다. 마음에 나타나는 이명 증세처럼 좀처럼 고요해지지가 않는다. 그럴 때면 나는 이 책을 떠올린다. 조용히 책상에 앉아 책장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그래 그래도 버텨야지라는 답지 않은 용기 아닌 용기가 생긴달까.
카피라이터 김민철씨가 쓴 책인 <치즈 맛이 나니까 치즈 맛이 난다고 했을 뿐인데>라는 책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람에게서 얻을 수 있는 위로는 드물다. 그건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어서 더 귀하기만 하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일상 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작은 위로가 필요하다. 나의 치즈처럼. (p.147)
작가에게 치즈가 그러하듯, 내게는 이 책이 그런 것 같다. 책을 읽었을 당시에는 나한테 치즈 같은 존재, 작은 위로가 되어주는 그런 존재가 마땅히 떠오르지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고 난 뒤에 바로 생각난 게 <살고 싶다는 농담>, 바로 이 책이었다. 특히 마지막 챕터에 있는 포스 이야기가 가장 먼저 머리에 스쳤다.
나는 새책을 사고, 읽은 뒤 꼭 중고서점에 팔곤 한다. 뭔가 나만의 의식이랄까... 새책은 사서 읽고 싶지만 집에 쌓아두긴 싫어... 와 같은... 한데 이 책은 절대 팔지 못할 것 같다. 아니 팔지 않을 것이다. 남은 내 인생에서 어찌 보면 이 책이 김민철 작가가 말한 나만의 '치즈', 혹은 허지웅 작가가 말한 ‘포스'가 되어줄 것만 같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