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요가원] 의도 있는 수련이 주는 선물, 요가선

천호동에 괜찮은 요가원이 생겼습니다.

by bok

오랜만에 방문한 천호동 요가원, 요가선

천호동은 내가 살고 있는 곳과는 정반대에 있는 곳이다. 새로운 요가원을 간다는 것. 다양한 지역과 장소를 탐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좋은 기회가 아닐까. 요가선으로 인해 천호동과 새로운 관계를 맺었다.



요가원으로 수련하러 가는 길의 기분은 늘 차분하고 고요해지기 마련이다. 요가를 듣기 위한 마음의 준비라고 할까. 그 시간이 특히 오전이라면 더욱더 하루를 성스럽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향한다.





AM 10:00


벽 한쪽을 가득 채운 매트들과 꽤 커서 다소 텅 비어있는 듯한 수련실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에 띄었다. 신기하게 소품들 하나하나에서 원장님의 손길과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 나왔다. 하나씩 채워져가는 매트와 요가 소품들은 요가원의 에너지들을 언제나 따뜻하게 데워주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IMG_7184.JPG?type=w773 눈에 띄는 아기자기한 요가용품들 @요가선


오늘 수련은 빈야사 수련. 강도 높은 수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매트에 오르니 '제발 몸이 따라올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마음뿐이었다. 원장님이 몸을 체계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익히 알기에 괜스레 긴장이 되었다. 암 밸런스를 주제로 팔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려주며 수업이 시작되었다.



오늘의 의도는 '손' 이었다. 손을 사용할 때, 그러니까 손바닥을 바닥에 밀 때에 우리는 어깨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당장 손바닥을 맞붙여 보면, 나도 모르게 어깨를 으쓱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어깨는 내리고 각 손가락 지문을 서로 맞붙여 눌러보자. 조금 더 가슴 쪽으로 힘이 들어오게 되고, 어깨보다는 팔에 힘이 들어오게 된다.



IMG_7171.JPG?type=w773 요가 선의 중심을 잡아주는 공간 @요가선



"요가 수련에 '의도'가 있어야 한다 와 '의도'는 없어야 한다."라는 주제는 내가 요가 수업 시퀀스를 짤 때에 너무나 고민했던 질문 중에 하나였다.



어떤 의도가 있는 수업은 굉장한 집중력을 요한다. 수업 중간중간 계속 의도를 인지 시켜 주기에 학생들은 동작을 따라 하며 '제대로 나의 몸을 쓰고 있나?'라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몸의 인지력을 높일 수 있다.



반면, 의도가 없는 수련은 좋지 못하냐라고 묻는다면 답은 아니오.이다. 의도 없는 수련 또한 전체 플로우를 느끼고 동작을 하는 그 자체, 순간을 느낄 수 있어 현존하고 휴식하기에 좋은 수련이다.



IMG_7181.JPG?type=w773 요가원 내부 @요가선


요가를 제대로 수련했으면 좋겠다는 원장님의 잔근육으로 뒤덮인 몸을 보고 있자면 본인이 수련을 어떻게 해 왔는지,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방향성이 느껴진다. 원장님이 수업 중간중간 오늘의 의도를 던져 주셨다.



매트 위에서 로우 런지를 할 때도 나의 어깨는 내려갔는지, 다운 독을 할 때도 손바닥을 잘 밀어내고 있는지, 손바닥을 사용해 내 몸 전체를 잘 들어 올리는 힘을 사용하는지. 오랜만에 몸을 들여다보며 원장님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이며 수련했다. 근육을 세세하게 사용했으니 다음 날 근육통이 올 것이 틀림없겠다 생각하면서.


IMG_7167.JPG?type=w773 괜히 손 씻고 싶어지는 곳 @요가선


몸에 대한 인지력을 높인 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처음에는 요가 자체의 플로우를 따라가느라 힘들겠지만 반복된 동작이 익숙해지고 나면 점점 나의 몸을 관찰하게 되고 어느샌가 매일 달라지는 섬세함에 변태같이 내 몸 상태를 느끼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몸 상태는 매일매일 달라서 어제 분명 어깨 주변이 부드럽게 풀렸는데? 하면서도 다음날이면 어깨 주변이 굳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유독 뭉친 날이면, 그날 내가 유독 긴장했거나, 기분 좋지 않은 일이 있거나 등등 이러한 상황을 살피게 되고 미묘한 습관을 관찰하게 된다. 때론 마음 상태까지도.



마지막에는 나의 몸과 마음 전체가 말랑해지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사바아사나. 아무것도 아니었던 일처럼 모든 게 다시 제자리를 찾는 과정. 오전에 하는 사바아사나는 고요하다. 내가 이렇게 평화로워도 되나 싶다가도 그 시간을 즐기게 된다.



IMG_7178.JPG?type=w773 요가 관련 다양한 책들이 있었는데, 이 책.. 보고 반해서 당장 샀다!



수련 후, 합장을 한다. 오늘 하루가 기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며 매트를 정리했다. 나에겐 낯선 천호동에서 익숙한 요가와 사람. 기분 좋은 에너지를 뿜어내며 천호동에 반나절이나 머물다가 돌아왔다. 왜인지 또 발걸음 하게 될 장소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drawhatha 글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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