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부가 넘는 책이 불량이라니...
여행 떠나기 전에 인쇄소 감리를 갔습니다. 첫 책이었으니, 감리도 처음이었죠.
인쇄 들어가기 전 샘플북(가제본)도 두 권이나 만들었지만,
가제본은 인디고 인쇄였다면 책은 옵셋 인쇄여서 인쇄방식이 달랐습니다.
잠깐 인디고 인쇄와 옵셋 인쇄를 설명하자면..
인디고 인쇄는 소량 인쇄할 때 좋습니다.(대량 인쇄 시 비용이 비싸요)
디지털 프린트도 있다고는 들었지만, 해보지 않아 차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인디고 인쇄는 소량 인쇄 할 때 좋고, 인쇄 방식은 종이 위에 잉크가 올려진 걸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거의 인디자인 화면에서 보는 것과 인쇄된 그림의 차이가 없습니다.
옵셋 인쇄는 대량 인쇄할 때 합리적인 비용입니다.
인쇄 방식은 잉크가 종이에 스며든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컴퓨터 화면보다 색감이 선명하지 않더라고요.
처음 감리 갔을 땐 기계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정신도 없었거니와 어떤 걸 감리해야 할 지도 잘 몰라 30분 정도 공장에 머물렀습니다. 내지만 보고 나왔거든요. 왜냐면 겉싸개 디자인을 잘못해서 ㅠ
여행 가기 전 겉싸개 파일을 다시 인쇄소로 넘기고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16년 만에 다시 가는 이탈리아였지만, 설렘은 없었습니다.
여행 가기 전에 사실 출고까지 끝내놓고 가려고 했는데, 계속 수정하다 보니 일정이 자꾸 뒤처졌어요.
아무튼 여행지에서 인쇄소 매니저님이 보내주시는 카톡으로 인쇄 진행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15박 16일 여행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돌아온 다음 날 인쇄된 500권의 책이 사무실로 배달되어 왔습니다.
500권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잠깐 외부에 나와 있는 동안 사무실에 온 책들.
그 책들이 사무실에 쌓여있는데 정말 든든했습니다.
물류센터로 보내지 않은 것은 첫 책이고, 확인 못해서(표지, 겉싸개 등) 일단 사무실로 책을 보내달라고 했어요. 지난 7개월 동안 혼자 끙끙거리며 만들었으니 뿌듯함과 동시에 이걸 다 어떻게 판매하지?라는 고민도 살짝 했습니다.
그동안 매주 교보문고에 가서 보았어요.
저는 무선제본이 아닌 펼침이 좋은 사철누드제본으로 첫 책을 만들었습니다.
책을 무심코 펼쳤습니다. 그런데 페이지 중간에 그림으로 채워져야 할 곳에 종이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겁니다.
사철누드제본은 펼침성이 좋아 그림이나 사진이 들어간 책이라면 아주 좋은 제본 형태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비쌌지만 첫 책이니까 비용을 아끼지 않고 진행했는데, 제본이 불량이 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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