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단 한 번도
너를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예고 없이 꿈에 네가 찾아왔어.
꿈속은 마치 정해진 각본과 같았지.
꿈조차 꾸지 않길 바랐는데 왜 하필
가장 잊고 싶던 장소에
가장 나를 아프게 한 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웃으며
꿈속에서 내 곁에 있었는지.
그 꿈을 깨기 위해 부정하지도
발악하지도 않고 그 각본에 몸을 맡겼어.
너는 말이 없었고, 나도 말이 없었지
그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만 띄웠지.
식은땀이 온몸을 적실 때가 되어서야
찢어진 각본의 사라진 결말처럼
너는 안녕조차 없이 사라졌고
짙은 밤 어두운 방엔 나만 남겨져 있었어.
꿈은 참 폭력적이야.
예고 없이 찾아온 너를 떨쳐내지 못하고
나 또한 무엇을 바란 건지도 모른 채
웃고 있더라. 어떤 일인지도 상관없다는 듯이.
기억과 마음속에 이름 모를 통증만이 찾아왔고
처방전 없이 막연히 해열제를 먹고 잠들었어.
해열제로 다시 꿈에 네가 나오지 않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