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꽃

by 화운

오랜만의 이른 퇴근길에 바라본

필름카메라 질감의 하늘에서

구름꽃이 만개하였습니다


저는 이리도 나약한가 봅니다


곧 죽을 것 같은 마음에

체념하며 돌아서서 나오는 길

마주친 구름꽃 한송이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반쯤 하늘을 뒤덮듯이 자라난

구름꽃밭은 얼마나 몽글몽글 했는지요

저의 마음도 잔뜩 비를 머금어도

구름처럼 가벼웠으면 했습니다


살고 싶다는 마음은

처절함의 멍울 같은 줄 알았는데

여리고 어린 솜뭉치인 걸까요


오늘은 구름꽃이

처연하게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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