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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운 Sep 15. 2023

웅덩이

거침없이 내리는 빗줄기 마다

나를 적셨던 사람들이 비춰지네


가랑비 같던 이들과

소낙비 같던 그들과

장대비 같던 사람들


같은 하늘에서 같은 곳에 내려도

마음은 군데군데 평탄치 않으니


어떤 이는 깊은 바다가 되고

누군가는 한 줄기 강이 되고

대개는 한 아름 웅덩이었네


고여 있는 건 사랑 뿐이건만

첨벙 처엄벙 발 한 번 담근 이 없네

미안해요 웅덩이인 나라서


철썩 처얼썩 서로 아낌없이

부대끼는 바다이고 싶었네

사랑받지 못하는 웅덩이였네


웅덩이였네 웅덩이였네

사랑을 담지 못한

웅덩이였네 웅덩이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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