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운 Nov 06. 2023

가을비

잘 지내는지 모르겠네

이 맘때 즈음 만났던 것 같은데

그 시절의 가을은 마치

낙엽이 진 곳에 꽃이 피는 듯 했지


우리도 결실을 맺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나는 추락하는 낙엽들을

너는 앙상한 가지만을 바라봤지

가을비는 가지 사이로 낙엽을 적셨고


생각해보니 함께 가을비를 맞은 적이 없다

가을 빗방울이 눈보라보다 차갑고

겨울 함박눈이 가을바람보다 따뜻하더라

낙엽이 비에 젖을 때면 나무를 보곤 해


네가 바라본 가지마다 낙엽이 무성하다면

함께 가을비를 맞으며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그 나무는 이제 없으니 소용없겠지만

가을비에 감기 걸리지 말고, 잘자

작가의 이전글 조각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