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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운 Jan 12. 2024

고양이와 담벼락

북적이는 길거리

어느 외딴 골목길의

고양이가 나를 응시한다


한걸음씩 다가오다가, 멈칫

담벼락을 타고 올라가서

다시, 나를 응시한다


적막한 몸짓으로 담을 넘는다

다시 북적이는 길거리

높지 않은 담벼락 앞에 선 나


고양이를 따라 넘지 못하니

담 너머 들리는 울음소리

넘어야 한다고, 가야 한다고


나의 발끝엔 발톱이 없어

문턱만한 담도 아득히 높아보이니

넘고 싶다고, 가고 싶다고


담벼락을 소리없이 문지르는

쉬이 넘지 못하는 내가 있고

떠나가는, 고양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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