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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운 May 23. 2024

거북이의 잠

밤을 지새우던 어느날

거북이가 걸어와 머리맡에

등껍질 하나 남겨두고 간다


잠에 들어야 일어날 수 있다며

머리끝까지 이불을 덮어준다


시곗바늘로 등껍질에 새기는 시간

예리하게 조각되며 단단해지는 마음

거북이의 등은 깊은 밤을 닮았다


등껍질을 배고 잠에 든다

나의 등에 새겨지는 한줄의 첫 희망

한밤에 스며드는 한줄기 구원


모든 시간은 게으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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