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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운 Sep 19. 2024

도화지와 크레파스

흰색은 너무 말끔해서

아무것도 아프지 않은 것 같아서

내 손길이 첫 얼룩이 될 것 같아서

검은 도화지에 그림을 그렸지


듬성듬성 틈이 생기는 색칠은

자주 후회하는 시간들 같아서

지난 곳들을 다시 메꾸다 보면

그림이 완성되기 전에 닳아져버려서

빈 곳이 자주 추웠지


검은 도화지에 검정은 필요없으니

희망들로만 색을 칠했지

모든 색들이 기도 같아서

밤에도 무지개가 아른거렸지

내 모든 소망이 그렇게 그려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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