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으로 높이 튕긴 동전은
곡예를 부리듯 돌다 손바닥에 앉는다
지금 내 손엔 두개의 삶이 대립하고 있다
그 삶들은 서로를 볼 수 없다
그런데 나는 이따금씩 두개의 삶을 산다
손바닥을 펼치니 세로로 선 동전
아니 세로로 집어든 동전이 무겁다
얼마에 살 수 있을까, 나는
구멍가게에 사탕을 집어들고
얼마인지 알 수 없는
동전을 할머니에게 준다
반투명한 사탕은 적나라한 달콤함으로
혓바닥에 박힌 씁쓸한 문장들을 유린한다
입안에서 동전의 양면을 핥는다
우연히 한 문장, 한 글자 주의 깊게 바라보았습니다. 그 우연이 제 삶에 길을 내어주었습니다. 제 글이 구름처럼 언제든 볼 수 있지만 깊이 있고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