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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끝에서

by 화운

한쪽씩 이어폰을 나눠 끼고

듣던 노래의 끝이 다가온다


나는 미리 다음 곡을 들을 준비를 하려

끝나기도 전에 다음 재생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그런 내 손을 잡으며 먼 곳을 응시하던 네가

눈을 감고 나지막히 속삭였다


조금 더 이 끝을 함께 듣자


눈을 감고 광활한 고요의 바다를 걷는다

노래는 끝나고 몇초가 지난 뒤

다음 노래가 이어서 들리기 시작했다

너는 아직 해변가를 걷는 듯 했다


나는 너와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에 매달렸고

너는 지금이 남긴 여운을 나와 더 걷고 싶어했었다


희도야, 나는 지금도 이 여운속에서 네 목소리를 들어

파도가 잠을 자면 나도 이 바다를 나올 수 있을까


잠식된 해변에 네 발자국이 지워지지 않아

걸음의 끝자락에 모래성을 지을거야

처음부터 다시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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