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태양이 오후 두시에
가슴에 볼링공처럼 떨어진 느낌
별들을 끌어안은 달이 새벽 두시에
가로등보다 낮게 심장에 추락한 기분
망상으로 들떠 날았던 마음에게
무거운 추궁으로 짓누르는 시간
왜 하늘을 보며 날았냐고 물으면
뛰었던 것이라고 변명을 해보고
구름이 무슨 모양이었는지 물으면
당신은 아니었다고 외면해보고
별일 아니었겠다며 지나가는 당신
나는 그 뒤로도 열곱절 무거운 마음에
일어나지 못하고 이렇게 묻혀있다
모질게 모르는 척하는 당신에게 묻지 않으려
구태여 헛된 마음을 지닌 나에게 추궁합니다
그래야 내려놓을 수 있겠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왜 그랬어야 했습니까
왜 그 길로 가야합니까, 왜 왜 왜
어쩌다, 하필, 기어코, 결국
어차피, 이젠, 이렇게, 단지
마음과 마음을 잇는 말들이 무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