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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

by 화운

구겼던 쓰다만 편지들을 다시 펴

종이비행기로 접어 모두 날려보낸다


그때의 마음이 지닌 모양따라 접었다

제각각의 비행으로 한 곳을 향해


휙 휘익 휘이익 툭


바람은 너에게로 불어도

날개는 형이상학적인 모양이라서

한숨보다도 멀리 날지 못한다

빼곡히 적힌 말이 무거웠을지도 모른다


다시 모두 주워 폈다가 접어 날린다

어떤 비행기는 수십번 접어서, 걸어간다

내 비행기는 낙하산이 없어서

마음까지 끌어안고 일제히 내게로 떨어진다


툭 투둑 투두둑 툭


비가 내린다

너는 낙하하고 나는 추락한다

우산없이 온전히 이 비를 맞을 것이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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