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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by 화운

세탁기에 들어가 오래오래 돌았어

수평선의 끝자락을 만지고 왔어

이정표가 없는 종점까지 걷고 왔어

돌아오면서 하나둘 비우고 비웠어

가벼움은 무거움의 반대가 아니야


더 이상 울지않고 빈 곳을 마주한 순간

그곳에 내가 들어갈 수 있게 된 것 같아

그리움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보고 있어


너를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너의 온기로 나를 채워줘서 고마워

너로 인해 나를 채워갈 수 있어 고마워

너는 내가 나일 수 있게 해준 사람이야

네 덕분에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어


여전히 그곳에서 별이 빛나고 있네

이제 내 별을 띄울 때가 온거야

자주 찾지 않아도 돼 가끔 보러와

달빛 부럽지 않을 따스한 별이 될거야

누군가의 낙원이 될 우주가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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