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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無)의 경계

by 화운

나는 아주 가끔 폐가 곧 터질 듯한 풍선처럼 크게 숨을 들이 마신다.

동그란 도넛을 크게 한입 베어 물듯이 허공의 보이지 않는 단면을 입을 크게 벌려 들이 쉰다.

눈을 감고 이 숨이 벅차오를 때까지 잠수를 흉내낸다.

내쉴 때는 바다에 표류되어 흐름에 맡겨 무인도에 맡겨지는 것처럼 천천히 그 내려 놓음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다.


포화되어 넘쳐나는 삶으로 인해 과격하게 숨을 뱉는 풍선이 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세상을 느끼기로 했다.

그렇게 살아있자고 나에게 말을 건넨다.

살아보지 못한 날들을 살아보고 싶지 않냐고, 살 것만 같은 날들을 살아보자는 것이다.

지난 시간들이 살고 싶지 않았던 날들이 되지 않도록, 그 시간들이 외롭지 않도록 안아주기로 했다.


한평생 모든 삶을 들이 쉴 수 없다는 것이 희망이 될 것 같은 날이다.

끝 없는 여정이 펼쳐진다는 것이 걸어가게 한다.

수평선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나를 이어지게 한다.

쉽게 도달할 수 없고 품을 수 없는 것이 나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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