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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맛

by 화운

노란색이 꼭 레몬처럼 신맛이 나지않고

빨간색이라고 다 맵지는 않으니까


하늘은 덜 마른 눈사람맛이라 하고

바다는 눈물이 흥건한 바람의 맛이어도 괜찮을까


보이는 색 그대로의 맛이면 어땠을 것 같니

삶은 자주 알 수 없는 맛이 혀끝에 맴돌아


너는 봄을 갓구운 빵에 민들레를 발라

샛노란 산뜻함으로 한입 베어 물듯 보내고

나는 눈덩이를 덜 익혔는지 계절 사이로

흰거품이 흘러내리는 봄을 맛보고 있다


스물네가지 크레파스가 같은 맛인 것처럼

너와 나의 봄이 그랬다면 어떨 것 같니

좀 더 화려한 봄을 색칠했을지도 모르지


봄은 때론 텁텁한 식감이기도 해서

우리 더 무른 봄을 맛보러 떠나자

양껏 먹어도 질리지 않을 그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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