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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길

by 화운

길을 떠난 적이 있다

집을 떠나면 들어오는 일상이 아닌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길이다


사람의 생애로 지도를 보자면

돌아보는 길은 매일 걸어도

돌아갈 길은 대체로 없는 일


그래도 다행이라며 떠나는 길이다


오늘이 어제로 돌아갈 수 없어도

내일은 오늘로 돌아갈 수 있다


어제는 일기에 걸었다고 쓰더라도

내일은 걷고 싶다고 적어봄으로써

오늘을 걸어가겠다고 해보자는 것이다


길을 떠난 적이 있다

길을 돌아가고 싶은 적이 있다

돌아볼수록 더 멀리 떠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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