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편지

by 화운

소낙비가 달려온 뒤 유리창에

몇방울의 편지들을 남기고 갑니다

너무나 순수한 마음인지라 투명해

지나칠까봐 반짝이는 햇살 한줌 붙였나봅니다


샛바람 우체부가 잘익은 여름 손짓으로

아랫집 풀잎에게 빗방울을 전해줍니다

연두빛 마음에 스르르 스며드는 소식

풀잎은 진청록빛 꿈을 품을 것입니다


그 풀잎을 주워 잘 말려 책갈피를 만들었습니다

드문드문 읽었던 당신의 기억에 꽂습니다

머물고 싶은 페이지에 청량한 향기가 스며들까요

그렇게 여름은 풋사과처럼 싱그러운 안부


푸르른 하늘 파릇파릇한 숲 새파란 바다

당신과 뜨겁게 품어보고 싶은 파랑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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