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통조림

by 화운

녹슨 통조림에 눅눅해진 편지를 넣는다

유통기한은 내 마음이 다하는 날까지라서

마침표가 없는 편지가 여태껏 신선하다


뱉어낼 수 없는 시간들을 집어먹는다

짠맛도 자주 먹으면 싱거워진다

당신이 엮인 날들이 아직은 담백하지 않다


괘종시계를 부수고 시침과 분침으로

쏟아진 당신의 시간들을 서툴게 집는다

길을 잃은 뻐꾸기가 제멋대로 운다


시계가 부서져도 시간은 간다

멈춰버린 시간에 당신의 부재가 쌓인다

기나긴 새벽에 쏟아지는 별들은

나의 아침을 밀어내는 당신을 닮았다


별들을 뭉쳐 해를 띄우고자 했던

지난 날들이 아침이 아닌 백야를 그린다

꿈과 현실이 투명해지고 당신은 분명해진다


이 모든 새벽을 통조림에 쏟아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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