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

by 화운

적막한 커튼을 찢으며 시계가 운다

잠꼬대하는 별들이 틈새로 떨어진다

어스름한 별빛에 아침을 새긴다


어떤 날은 일어나야만 하니까


무덤처럼 희끄무레하게 쌓인

꺼진 알람들을 본다

멈춰 선 시간이다

한때는 나를 깨웠더랬다

다시 숨을 불어넣지 않은 시간


대체로 새벽을 어슷 썰어서 벌어들인 아침이다

잘린 시간의 단면은 너무도 매끄러워서

다음에 또 일어나려면 미끄러져야 한다


미끄럼틀 타듯 내려가면

무너진 모래성이 유적지를 이루는 곳으로 간다

내가 깨어나려 하는 시간은

파도가 깊어서 절벽이 많다


오 분 뒤 알람이 울릴 것이다

파도는 더 세차게 새벽을 깎을 것이다

위태로운 벼랑 끝에서 해를 끌어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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