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데 툭툭 허벅지에 부닥치는 것이 있네
꼬깃꼬깃 육중하게 말라붙은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손바닥에 한가득 잡히다가도
손가락 사이로 쏟아지는 것들
손끝으로 어루만지면 우주처럼 퍼지는 것들
주먹을 쥐었다 펼치면 팽창하는 공허처럼
조금 들어있는 건 꽤 가져보았던 것이고
소홀했던 것들이 들추면 깊숙이 멀어지네
광활한 우주 속 별들을 하나씩 꺼내본다
추운 날 자판기 커피를 사고 남은 몇백 원
무리하게 묶다 끊어진 고무줄
몽당연필만이 읽어주는 구겨진 편지
희도야, 사람은 저마다 우주여행을 한대
팽창하는 우주라서 별들은 이별한다는데
우리는 다른 행성에 착륙한 거야
주머니 속을 휘저으면
너와 나의 별들이 이별한다
바닥의 깊이를 알 수 없는 건
달랐던 우리의 끝맺음일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