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하게도 당신 앞에 서면
안부 한 마디 건네는 것조차
저에겐 어려운 일이 됩니다.
그래서 몰래 시로 말을 걸어봅니다.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수려한,
세상에 없을 말을 찾아 써봅니다.
제 마음은 쉽게 쓰인 것이 아니니까요.
끝내 탄생하지 못한 문장들은
무게를 잃고 구름이 되어
당신의 하늘 속으로 흘러갑니다.
그리움의 농도만큼 시를 쓰면
바다를 한껏 머금은 구름이 비를 내리듯
당신에게도 제 시가, 제 마음이 내릴까요.
소매 끝자락을 적시는 가랑비라도 좋습니다.
그저 이 순간만큼은 우산은 쓰지 말았으면 합니다.
빗방울이 전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당신의 손등에 맺힌 빗방울에 온기가 느껴질 때
제 마음이라고 생각해 주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