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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로잉 에브리 두 Jan 30. 2022

퍼스널 브랜딩의 시대(3)

일하다 보니 이런 일이

삼성 영덕 연수원 & 삼성 용인 인력개발원:
살다 보니 이런 일이



삼성 영덕연수원에서 맞이하는 새벽



언제나 나에겐 ‘삼성’에 대한 깊은 감사가 담긴 커다란 마음이 있다. 삼성과의 인연(?)은 2018년 갤러리아 포레 전시장에서 시작되었다. 그 당시 갤러리아 포레에서는 ‘메간 헤스’ 전시가 열렸었고 우리 회사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진행하고 있었다. 매주 토요일 4시간 동안 전시장에 상주하며 관람객들에게 전시를 보고 느낀 감상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진행하다가, 마침 전시를 관람하러 오신 삼성 관계자분께 클래스 제안을 받았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나는 곧바로 대표님과 삼성 연수원용 동계 프로그램을 준비했고, 그 해 말부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하여 12-2월까지 매주 나 홀로 토, 일 왕복 6시간이 걸리던 영덕행 열차를 탔다. 일이 성사되는 모든 과정을 느껴본 짜릿한 순간.



영덕에 있는 연수원에 오신 삼성 직원분들과 자녀분들을 대상으로 준비해 간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4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힐링이라고 기억되는 순간이다. 일단 영덕은 인생에 처음이었기에 출장길이 기본적으로 여행으로 다가왔었고, 식사와 리조트를 제공받아 대접받는 기분까지 들었었다. 그렇게 나는 매주 대자연 속 공기 좋은 곳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요양하는 기분을 가지고 3개월 동안 매주 주말, 수많은 가족을 만났다. 영덕 겨울 프로그램을 잘 마치니, 용인 인력개발원에서 리더십 과정 프로그램으로도 발전되어 7회가량 수많은 부장님들과 그림을 그렸다. 삼 성분들의 많은 지원과 좋은 피드백과 응원을 받으며 진행했던 소중한 기억. 특히 처음 우리를 컨택해주셨던 프로님께 정말 깊은 감사가 있다. 역시 삼성은 삼성이야.






마음챙김팔레트 - 가족별로 원하는 컬러판을 골라 앉아 나만의 나무를 그려보았다.



영덕 연수원 1차 프로그램 - 나만의 힐링 나무 그리기 2018~2019

가족이 한 주제로 각자 생각하는 대로 그림을 그리니 구성원 모두에게 추억이 된 시간.



영덕 연수원 2차 프로그램 - 내가 만든 에코백 2019~2020




빨아도 지워지지 않는 페브릭마커로 에코백 디자인하기




용인 인력개발원 -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페인팅 2019









서울 시립 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전 연계 프로그램


데이비드 호크니 전 - 전시연계 프로그램 <전시를 보고 나와서 인상 깊은 작품을 마커로 직접 그려가는 수업>




살다 보니 이런 일이 두 번째 버전. 이번엔 회사와 시립미술관과의 협업.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님과 미팅하여 데이비드 호크니전 전시연계 프로그램을 우리가 맡아 기획해보기로 했다. 저작권 문제부터 로고 사용 범위까지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주고받기를 여러 번. 열심히 만든 샘플과 테스트를 거치고 거쳐 서울 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 동선이 끝나는 3층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매주 목요일 11-14시까지 정식 프로그램으로 참가하여 진행했었다. 이때의 수업 진행은 똑순이 아람 샘이 해주셨는데, 반응이 정말 어마어마했다. 줄 서는 것은 물론이고, 대기가 많아 그냥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았었다. 입소문이 나서 학교장 허가 교외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오는 아이들도 생길 정도.



참여하신 분이 직접 인스타에 올려주셨던 작품








알고 보니

어렵지 않은

대중 앞에서 말하기


디올 코스메틱 스페셜리스트분들과 아트 클래스


대중 앞에서 말하기가 쉽다는 건 아무래도 아니지만 확실히 엔씨소프트 같이 살 떨리는 수업들을 반복적으로 치르고 나니 어느 순간부턴 웬만한 상황에서는 말만 잘한다. 뻔뻔해졌달까. 사실 그보다도 내가 해야 하는 일들 중에 그나마 남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쉬운 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초조한 마음을 다스리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틈이 없었다. 게다가 모인 사람들은 강연에 대한 기대가 있기보다 직접 체험에 의미를 두고 있다는 사실. 점점 여유가 생겨갔다.



디올 향수를 시각적으로 표현해본 수업 결과물들






한화 임직원 대상 문센 데이



한국 투자증권 vip 수업








나이 드는 것은

좋은 거야



나이가 들수록 좋은 건 경험이 쌓인다는 것이다. 이 말에 벌써 꼰대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어쩔 도리가 없지만 내가 느낀 사실이 그렇다. 대학을 막 졸업한 미술학도는 뭘 할 수 있었을까. 20대 초반, 그 당시 나는 망망대해에 물이 세는 나룻배 하나로 간신히 목숨을 건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과연, 뭐라도 될 수 있을까?’ 이 말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다. 너무나 절망스러운 기분 속에서 차라리 돈을 주고서라도 안정감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다. 대학 학비도 겨우겨우 해결했었던 터라 부모님께서는 웬만하면 취업하는 게 어떻겠냐는 말씀을 하셨다. 맞는 말이지만 누가 그걸 모르겠나. 참 답답했다. 기본 정서에 깔린 우울감이 지속되니 점점 뭔가를 해낼 자신이 없어졌다. 제일 문제였던 것은 자기 효능감이 없는 것이었다. 내가 쓸모가 있는 사람일까? 같은 생각에까지 빠지니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졸업 당시 나의 막연한 꿈은 ‘그림책 작가’였기 때문에 그림책 수업이 있는 학교를 골라 그중 원하던 대학원 한 군데만 골라 지원했다. 대학 입시처럼 여기저기 넣진 않았다. 안되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던 것인데 어쨌든 입학에 성공했고, 경쟁을 뚫은 것이니 이것도 ‘성공’이라고 쳐주자 스스로 칭찬해주며 서서히 힘을 내보았다.







그토록 바라던 첫책

그림책 삽화가로



<케인, 오늘도 잘 부탁해! >            

모두가 친구 40권. 시각을 잃어가면서, 시각장애인으로서 겪은 아픔과 어려움이 잘 드러나 있다. 시각을 잃은 사람들, 또 시각장애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우리 친구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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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은 수료한 지 이년이 지난 후에서야 졸업할 수 있었다. 논문 쓰는 게 너무 힘들고, 아니 그냥 글을 쓰는 것 자체가 힘들었어 청강으로 문예창작과 수업도 들었었는데… “아무튼 졸업해서 다행이야~” 졸업을 하기 전부터 위에서 말한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고 있던 터라 시간을 쪼개가며 나름 애를 썼다. 논문은 나의 창작 그림책으로 풀어갔다. 대학원을 다니며 창작 그림책 더미도 만들어보고 그걸로 졸업도 했으니 지금 생각해봐도 헛발 디딘 선택은 아니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중학생 때부터 나는 그림책을 보며 삽화를 따라 그리곤 했었다. 그러다 고2말이 되어서야 미술학원에 갔는데 기본기도 부족한 내가 전형적인 틀이 정해져 있던 디자인 입시미술을 따라가려니, 정말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고3 드라마가 펼쳐졌었다. 그때마다 속으로 ‘내가 어디든 학교만 들어가면 봐라, 이런 못생긴 그림(왜곡이 심하고 삼원색 위주로만 쓰는) 말고 예쁜 그림(아기자기하고 스토리가 있는)만 그릴 것이야! 그때의 다짐이 어느 정도 실현이 되었다. 역시 사람은 말하는 대로~









현재의 나는

아이들 미술수업을 하는 선생님

<드로잉 에브리 두>



그간 활동명을 정해놓지 않고, 본명으로 그림책 삽화 작업, 일러스트 작업, 벽화 등 다양한 일거리들을 해왔지만 언제나 메인 잡이 되었던 건 가르치는 일이었다. 그러던 중 작년 말 나에게 활동명을 스스로 지어주었다. 이름에서 ‘두’를 따오고 ‘드로잉’을 붙이고 이 말을 잇다 보니, 드로잉 에브리 두가 되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그리고 싶은 거 다 그리자.” 나의 지도자(?)로써의 특별한 이력이 앞으로 어떤 새로운 일들을 만들어 낼까. 정말 기대된다. 말의 힘을 믿기에 더욱 조심스럽지만 확실히 바라는 건 아이들과 모여 앉아 내가 쓴 그림책을 읽고 나누는 순간을 바란다. 올해엔 창작 더미북 두 권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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